'지배구조 이슈' 약일까 독일까…롯데정보통신의 고민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 2015.01.27 13:53

지배구조 이슈 재평가로 삼성SDS 하락세…그룹 내 위상 비슷한 롯데정보통신 IPO 시기 고민

롯데그룹의 시스템통합(SI)업체인 롯데정보통신이 상장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빠르면 오는 3월 중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KDB대우증권과 상장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행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삼성SDS가 상장했을 때만 해도 롯데정보통신의 IPO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삼성SDS와 업종이 같은 데다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비슷해 삼성SDS에 쏠린 열기가 롯데정보통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공모가 19만원에서 상장한 삼성SDS는 한때 40만원을 돌파하면서 지배구조 수혜주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최근 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시작되면서 삼성SDS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5일 42만8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날 23만6500원으로 하락했다.

이달 중순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가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을 시도한 것이 삼성SDS의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룹 내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오너 일가의 지분매각 대상이 될 거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가 지주사격인 제일모직의 지분을 유지하고 삼성SDS의 지분을 팔 거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IPO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배구조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 롯데정보통신 역시 지배구조 이슈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리아가 34.5%, 대홍기획이 28.5%, 롯데제과가 6.1%, 호텔롯데가 2.9%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 중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5%,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4.0%,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3.5%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이 소수지분을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하고 상장 후에 오너 일가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지분을 현금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 면에서는 상장하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오너가 보유할 종목과 매각할 종목을 구분하고 있는 만큼 삼성SDS가 상장할 때처럼 인기를 끌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3분기까지 5238억원의 매출액과 171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이 적자더라도 기준 시가총액(공모가*상장예정주식수)이 4000억원을 넘으면 이익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상장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쇼핑 지분 151만5653주(4.81%)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가치만 따져도 이날 종가기준 3706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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