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 '이상한' 드라마 자회사 매각..."돈 주고 팔아?"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15.01.26 15:12

리젠, 쓰리원이엔티 7억원 매각 전 10억원 대손충당 처리

리젠메디컬그룹의 김우정 대표원장이 인수한 코스닥상장사 리젠이 자회사인 쓰리원이엔티를 양수인에게 사실상 공짜로 넘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리젠은 지난달 30일 드라마 제작사 쓰리원이엔티(옛 크레아웍스)의 주식 13만1250주(87.5%)를 7억원에 김기범 쓰리원이엔티 대표에게 매각했다.

원래 8억2000만원에 매각예정이었던 금액은 7억원으로 정정됐고, 양수인도 전주천씨에서 김 대표로 변경됐다. 처분방법도 현금거래에서 현금 또는 유가증권 및 출자지분 등의 지급방식으로 양수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됐다.

쓰리원이엔티는 리젠의 사명변경 전 회사인 에이치에이엠미디어가 2013년 47억5200만원을 투자해 인수한 드라마 제작사다. '내 딸 꽃님이'(2011년), '대풍수'(2012년) 등을 제작했다. 2013년 매출액 60억8500만원, 영업손실 5500만원을 기록했다.

김우정 원장은 지난해 9월 유상증자 및 신주인수권(워런트) 매매를 통해 에이치에이엠미디어를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바꾼 뒤 리젠코스메틱을 인수해 화장품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젠 입장에서는 드라마 제작사와 시너지가 적어 매각을 결정했을 수 있다. 문제는 리젠이 매각 전 쓰리원이엔티의 대여금에 대해 대부분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리젠은 3분기 쓰리원이엔티의 단기대여금 13억1400만원 가운데 10억4400만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대손충당금은 채권에 대해 회수불능 추산액을 표시하는 것으로, 빚을 대부분 탕감 처리해줬다고 볼 수 있다.

즉 리젠이 7억원을 받고 쓰리원이엔티를 매각했지만 받을 대여금 가운데 10억원 넘게 회수 못할 것으로 처리해, 사실상 3억원을 매수자에게 주고 자회사를 처분한 셈이 되는 것이다.

특히 3분기말 쓰리원이엔티의 장부가액은 13억9100만원이다. 결국 매각손실액 7억여원과 대손충당금이 모두 리젠의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손상각까지 처리해준 쓰리원이엔티의 매각금액을 15%나 추가로 낮춰준 점은 양수인에게 너무 유리한 계약"이라고 말했다.

리젠 관계자는 이와 관련, "쓰리원이엔티의 양수인과 대여금 대손충당금과 관련해 다른 회사의 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며 "상반기 중 대여금 일부를 회수해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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