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회장, 日롯데와 거리두기 왜?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5.01.24 13:23

"日 경영은 쓰쿠다 사장이 맡을 것"… 신격호회장 지분승계 아직, 경영권 관련 잡음차단 해석도

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와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모든 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시작됐다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와 주한중국대사관이 공동주최한 왕양 중국 부총리와의 오찬에 참여하기 위해 찾은 신라호텔 영빈관 로비에서 기자와 만나 "일본 롯데는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에게 계속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아버님(신격호 총괄회장)께서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며 "(자신은)한국 롯데 경영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연말과 올해 초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됐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모두 아버님의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3곳에 이어 롯데홀딩스에서도 신 전 부회장을 몰아낸 것은 사실상 그룹 후계구도에서 아웃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일본 내 롯데 계열사는 물론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인 호텔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상위 지주회사로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그룹 경영에서 배제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2일 급거 귀국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튿날 바로 신동빈 부회장이 일본 롯데로 출장길에 오르면서 일본 롯데그룹 경영까지 챙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신동빈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귀국길에 기자와 만나 한일 롯데그룹을 모두 총괄하게 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버님이 결정하실 일"이라며 "제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후로 신 회장은 누차 일본 롯데그룹은 쓰쿠다 롯데홀딩스 사장이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공식적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은 만큼 일본 롯데와의 거리두기를 통해 형제간 경영권 다툼 등과 같은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신격호 총괄회장이 아직 롯데그룹 후계자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여전히 신동주 부회장이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지분을 신동빈 회장과 거의 유사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는데다 아직까지 롯데그룹 지배를 위해 꼭 필요한 일본 광윤사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분율은 신 전 부회장 13.45%, 신 회장 13.46%로 지분 차는 0.01%포인트에 불과하다.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주요 계열사 지분율이 1∼2%포인트 정도 차이 날 뿐이다.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등 지주회사의 지분도 두 형제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형제의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쇼핑(0.93%)과 롯데제과(6.83%), 롯데칠성음료(1.3%) 등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27.65%)을 보유하는 것은 물론 롯데 지배구조의 최정점인 광윤사의 대주주다.

재계 관계자는 "의사결정 과정이 베일에 쌓여있는 롯데그룹 특유의 기업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어떠한 승계 시나리오도 확실한 것은 없다"면서도 "아직 지분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어떤 형태로든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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