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미중년 '닉 우스터([스타일 팔로우] 닉 우스터 편 기사 보기)'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그에 못지 않는 멋쟁이가 있다. 마스터 테일러 여용기가 그 주인공이다.
'남포동 닉 우스터'라는 닉네임으로도 잘 알려진 여용기는 젊은 감각의 맞춤 정장을 선보이는 편집숍 '매료'의 마스터 테일러(재단사)다. 19세에 재단을 시작한 그는 스물 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양복점 사장이 됐다. 올해로 63세가 된 그는 원단 위에 40년 가까이 옷과 함께 해온 인생을 수놓는다.
여용기의 양복 인생이 늘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성복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맞춤 양복의 시대는 저물었다. 지금에야 자신만의 개성과 멋을 드러내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유행보다 철저한 재단형식에 맞춘 양복은 '구식'으로 치부돼 양복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남포동 닉 우스터'라는 별명을 얻게 된 건 그 이후였다. 젊음의 거리로 나가 요즘 사람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직접 입어보기도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도 바뀌게 됐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하얗게 셌지만 그 누구보다 젊은 감각을 자랑하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옷을 짓는다.
젊은이들만의 소통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인스타그램 계정도 활발히 운영하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다. 인스타그램 주소 중 '용(YONG)'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YOUNG(젊은)'을 넣은 것 또한 그러한 의도를 담은 것처럼 느껴진다.
젊은 층의 입맛을 맞추면서도 40여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고집을 적절히 '믹스앤매치'하는 게 그만의 인기 비결 아닐까. '남포동 닉 우스터'를 넘어 이제 '세계 각 국의 여용기'가 등장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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