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유튜브 공급중단을 선언한 tvN, 엠넷 등 CJ 계열사와 jtbc, mbn, tv조선,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방송사용사업자(종편)도 여전히 유튜브 공식 계정을 유지하고 있다.
수적으로 다수 콘텐츠 공급은 중단됐지만 별도 계정으로 운영되는 K팝스타(SBS), SNL코리아(tvN) 등의 예능 콘텐츠는 여전히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 시청자들이 올린 방송사 콘텐츠도 별다른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방송사의 철수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덕에 유튜브는 이용자 이탈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모바일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특정 콘텐츠 영향을 받지 않고도 사용자 유지가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가질 상황이다.
인터넷시장조사기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PC와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을 종합한 유튜브의 주간 순 방문자는 방송사 콘텐츠가 빠지기 시작한 지난해 12월 1일 이후 2000만 명 선이었다. 이들이 유튜브를 이용한 체류시간은 13억8000만 시간. 이 시간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1월 첫째 주에 무려 19억 시간으로 증가했다.
체류시간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자가 얼마만큼 즐겼느냐를 평가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순 방문자보다 콘텐츠 서비스를 평가하는 데 더 의미 있는 수치라 할 수 있다.
유튜브의 동영상 이용이 이처럼 증가한 데에는 모바일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PC 기준 재생시간은 지난해 12월 1주(12월1일~7일) 1억2600만 시간에서 1월 첫주(1월5일~11일)에 1억 3000시간으로 거의 변동이 없다. 반면 이 기간 유튜브 앱의 체류시간은 12억 시간에서 17억 시간으로 45%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순 방문자는 각각 641만명에서 759만명, 532만명에서 619만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체류시간도 각각 9800만 시간에서 1억5000만 시간, 1억4000만 시간에서 2억2000만 시간으로 증가해. 유튜브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유튜브에 방송사 콘텐츠가 일시에 빠지면 이용자의 방문도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판이었던 셈이다.
유튜브는 "방송사의 콘텐츠 공급중단 선언 이후에도 유튜브의 체류시간은 오히려 급상승했다"며 "유튜브는 개별 방송사의 콘텐츠가 아니라 유튜브 생태계를 이루는 수 많은 창작자들의 콘텐츠가 유튜브의 인기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먹방, 게임방송 등 기성 방송사에서 다루지 못한 콘텐츠를 보기 위해 유튜브를 찾는 이용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웹 드라마 등을 통해 인터넷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 공급을 늘리는 등 콘텐츠 강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방송사의 콘텐츠 공급을 단기적인 점유율 상승의 계기로 삼기보다는 동영상 콘텐츠의 질을 높여가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웹 드라마의 인기 등으로 동영상 시청 시간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