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싱가포르+라스베이가스' 한국에도 꿈의 도시 생긴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5.01.17 07:00

[르포]여의도 14배, 첫삽 뜬 '영종도' 가보니…인천공항 중심으로 총 4개 구역으로 개발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동북아의 허브로 꼽히는 공항도시 홍콩과 카지노 관광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더한 뒤 복합리조트도시 싱가포르까지 합치면 어떤 도시가 나올까?

이 답을 영종도에서 찾을 수 있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단 10분 거리에 관광과 레저, 카지노까지 즐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도시가 바로 영종도이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칼 리무진 버스를 타고 1시간이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닿을 수 있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도 역시 1시간 거리다. 이 인천공항은 영종도 거대 개발의 핵심 축으로 이 공항을 중심으로 영종도 개발의 청사진이 펼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3일 오전 방문한 인천 영종도는 아직은 벌거숭이 같은 느낌이었다. 아직까지는 미완의 도시, 미개발의 도시다. 1년에 몇 번씩 영종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조차 영종도 내 인천공항을 이용하려는 것 일뿐 다른 목적으로 영종도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재 영종도는 영종도(50.5㎢), 용유도(13.6㎢), 삼목도(4.74㎢), 신불도(1.82㎢) 등 4개 섬과 이들 섬 사이의 간석지를 매립해 만든 인공부지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다 합친 영종도 총 면적은 116.4㎢. 여의도의 14배다. 간석지를 통해 여의도 면적의 5.4배인 46㎢의 땅이 새로 생겼다.

영종도는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건너면 나오는 인천공항이 섬의 정 가운데 포진해 있고, 이 공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개발이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영종도에서 복합리조트 등의 개발이 예정된 사업지는 크게 4개 구역으로 나뉜다. 공항공사 소유의 국제업무지역 IBC-I과 국제업무지역 IBC-II, LH공사 소유의 영종하늘도시(밀라노디자인시티), 마지막으로 인천도시공사가 투자한 미단시티개발 소유의 미단시티가 있다.

이중 실제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은 인천국제공항과 가장 가까운 국제업무지역 IBC-I뿐이다. 미단시티에도 리포&시저스(LOCZ) 코리아가 복합리조트를 짓기 위해 지난해 말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까지 포함시켜도 영종도의 개발 건수는 단 2건에 그친다. 홍콩의 CTF가 지난해 11월 인천시에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과 최근 알리바바그룹이 인천시와 물류센터 건립을 포함한 투자유치를 협의하고 있지만 이 두 사업은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여부조차 아직 불투명하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공사현장/사진=김유경기자
◇ 국내 첫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기초 파일 공사중

이중 영종도에서 가장 개발이 빠른 국제업무지역 IBC-I을 찾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 옆 33만㎡를 임대해 개발하는 '파라다이스시티' 공사 현장이다. 일본 세가사미와 토종 카지노기업 파라다이스가 합작해 만든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개발 주체로 이날 찾은 현장에는 10여개의 기초 파일을 박는 시끌벅적한 소음이 귀를 찔렀다. 이곳이 모두 매립지로 지반이 약해 암반이 나올 때까지 쇠기둥을 땅 속 깊숙이 박아 지반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 공사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영종도에서 가장 먼저 개발을 추진했던 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가 2013년 좌초하면서 파라다이스시티가 2017년 3월 목표로 국내 최초 복합리조트로 개장할 것"이라며 "파라다이스가 1967년 인천 올림푸스호텔에서 국내 최초로 카지노 사업을 시작한 만큼 영종도의 대규모 개발 1호가 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사업비는 1조3000억원(1단계). 대지면적은 20만3041㎡(전체 부지면적 33만㎡)로 1단계 사업은 711실 규모의 5성급 호텔과 국내 최대 외국인 전용 카지노, K-플라자(Plaza), 초대형 컨벤션 등으로 구성된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 관계자는 "현재 시범운행 중인 자기부상열차로 인천국제공항에서 국제업무단지역(파라다이스시티)까지 5분이면 연결되며 이 역에서 내리면 파라다이스시티로 바로 닿는다"고 밝혔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표지판에 화살표만 표시돼 있다./사진=김유경기자
◇ 미단시티, 지명없이 화살표만 있는 낯선 표지판 눈길

이곳에서 동북쪽으로 자동차로 20분을 달리면 미단시티 예정부지가 나온다. 미단시티는 이미 도로가 잘 닦여 있었다. 공원도 조성됐고, 버스정류장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 길을 달리는 차량이나 공원을 거니는 사람은 단 1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길이름이나 지역명이 정해지지 않아 도로 위 교통 표지판에는 직진이나 좌우를 알리는 흰색 화살표만 덩그러니 그려져 있었다.

미단시티는 도로나 공원 같은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진데다 제3연육교 개통 시 서울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투자 유치에 가장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토지 매입을 위한 초기 투자금액이 너무 높다는 것은 단점이라는 지적이다.

미단시티에 따르면 복합리조트의 경우 땅값만 1200억(8만2500㎡)~2200억(16만5000㎡)원에 달한다. 리포&시저스의 경우 이를 포함한 1단계 투자비용이 8300억원으로 땅값이 전체 투자액의 15%를 차지한다.

영종도 미단시티 전경. 도로와 공원만 조성돼 있다. /사진=김유경기자
미단시티 전체 면적은 270만㎡로 이중 매각 가능성이 높은 땅은 9만㎡ 정도다. 전체 면적의 30분의 1만 투자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리포&시저스 코리아가 미단시티에 총 2조3000억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이곳에 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1단계로 2018년까지 4만2456㎡ 규모의 관광호텔과 카지노,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며, 2단계로는 2020년까지 레지던스, 콜로세움아레나, RD&E지구를, 3단계로 2022년까지 비즈니스호텔과 레지던스호텔도 대거 짓는다.

이를 위해 리포&시저스 코리아는 지난해 7월 카지노 부지 매입 가격의 10%인 1000만달러를 이행보증금으로 예치하고 지난해 12월 정식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미단시티는 오는 6월에는 착공에 들어간다.

홍콩의 CTF(Chow Tai Fook Enterprises Limited)도 미단시티에 외국인전용 카지노와 호텔, 쇼핑시설,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포함한 CTF 복합리조트(가칭)를 건설하기 위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이외에 알리바바그룹이 물류센터 건설을 위해 인천시와 협의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개발 부지는 미단시티가 될 지 또 다른 3곳 중 1곳이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알리바바그룹은 물류센터를 카지노와 호텔 등과 연계해 복합리조트로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미단시티가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자를 발굴하고 토지 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다"며 "부지 조성 당시 이용 계획과 실제 부지에서 사업을 하려는 투자자의 이용 계획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토지 이용 계획을 투자자 입맛에 맞게 바꿔주지 않으면 미단시티 내 토지 거래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미단시티 내 리포&시저스가 개발되는 2018년에는 분위기가 살아나며 미단시티 뿐 아니라 영종도의 다른 3개 대규모 개발구역 투자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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