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기차, "물류 산업 미래 바꾼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5.01.12 07:55

운전자 교대하며 고속도로 주행 '자율주행차량' 시험 주행...물류비용 40% 절감

무인자동차 활용 사례 도식 /사진제공=DHL
#고속 도로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실제 기차가 아니라 컨테이너 박스를 실은 트럭 여러 대가 줄지어 주행하고 있다. 기차와 비슷한 점은 기관사 역할을 하는 운전자 한 명이 모든 트럭을 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트럭의 운전자는 잠을 자거나, 영화를 보며 쉬고 있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도로 위의 기차',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볼보는 이미 여러 번의 시험주행을 끝마친 상태다. 운전자들이 돌아가면서 운전하기 때문에 차량은 24시간 쉬지 않고 물건을 나를 수 있다. 물류업계의 혁신이다.

독일의 운송회사 DHL은 최근 자율주행차량이 물류업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갖고 올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물류와 자율주행차량'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볼보, 다임러, 구글, 현대차 등의 자율주행 기술을 설명하고, 이 기술들이 어떻게 물류 산업을 변화시킬 것인지 소개했다.

보고서에 주로 언급된 자율주행차량은 운전자의 개입을 배제한 무인주행차량보다는 ADAS(지능형운전자보조 시스템)를 탑재한 차량이다.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차량이 스스로 센서와 레이더를 통해 외부 환경에 대응, 목적지까지 자율주행 한다.

DHL은 자율주행차량으로 물류업계가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차량에 장착된 센서와 레이더가 자동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최적의 주행 속도를 유지해주므로 연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위에서 운전자가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해 사고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또 쉬지 않고 운행이 가능해 배송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시스템과 비교하면 1km당 물류비용을 40%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임러의 '퓨처 트럭 2025' /사진제공=다임러
특히 장거리 트럭킹(육류배송)에 자율주행차량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본다. 지난해 9월 다임러는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퓨처 트럭 2025’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독일 마그데부르크 인근의 아우토반에서 시험주행도 끝낸 상태다. 최대 85km/h까지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고객에게 직접 배달되는 순간에도 자율주행기술이 쓰일 수 있다. 혼잡한 도로나 좁은 골목길을 작은 자율주행차량이 스스로 운전해 물건을 마지막 도착지점까지 배송하는 것이다. 일종의 '배송로봇'으로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량을 물류사업에서 쓰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현재 자율주행차량은 공공도로를 주행할 수 없다. 최근에야 일부 선진국에서 관련법 개정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미국이 가장 앞선 상황이다. 네바다주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의 도로 주행을 허용했고, 현재 미시간주, 플로리다주,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량의 운행이 가능하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올해부터 3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운행법'을 시행할 계획이다.

마커스 쿠켈하우스 DHL 트렌드 리서치팀 이사는 "DHL은 자율주행 솔루션을 이미 창고 출고 지원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량은 더 이상 '만약'(if)이 아니라 '언제'(when)의 문제이고, 우리는 이 기술이 갖고 올 혁신과 변화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2. 2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