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구 냄새'라는 단어는 얼핏 '새 제품', '새 것' 등의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새 가구 냄새의 실상을 알고 나면 이 같은 '환상'은 단박에 깨진다. 새 가구 냄새는 포르말린과 공업용 본드가 뒤섞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제조, 유통되는 가구에는 주로 합판, 파티클보드(PB) 등 톱밥 등 분쇄된 목재를 판상형으로 접착해 압착한 보드류가 사용된다. 이들 보드류를 만들기 위해서는 압축 및 접착용으로 본드가, 방부제용으로 포르말린이 필수다. 그렇게 만들어진 널빤지 모양의 얇은 판 위에 필름지나 LPM(Low Pressure Melamine·저압 합침지) 등으로 코팅이 마무리되면 가구용 자재가 탄생하는 것이다.
가구를 아예 들이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새 가구 냄새는 어쩔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오'다. 가구 구입 시 사용된 보드류의 등급만 제대로 살펴봐도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구용 보드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의 방출량에 따라 친환경 등급이 나뉜다. 가장 많은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하는 보드는 'E(Emission·방출)2등급'으로, 가장 적은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하는 보드는 '수퍼E0'로 구분하는 식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ℓ당 0.3mg 이하의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하는 보드는 '수퍼E0', △0.5mg 이하는 'E0', △1.5mg 이하는 'E1', △5.0mg 이하는 'E2'다.
문제는 일본 등 선진국에서 외장재용으로만 제한하는 E1이 국내에서는 실내 가구 제작용으로도 사용가능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국내에선 E0급 보드로 제작한 가구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우리가 그동안 새 가구 냄새로 그토록 시달려야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보드류로 만든 가구 외에도 글로벌 소싱능력을 바탕으로 질 좋은 원목을 확보해 상당히 많은 가구를 만들어 판매하는 이케아의 한국 진출은 반길 만하다. 원목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보드류에 비해 친환경성이 높은 가구 자재로 알려져있다. 이케아는 이런 원목을 사용한 가구를 보드류로 제작한 국내산 가구와 비슷한 가격대 심지어 더 싸게 팔기도 하니 소비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케아에서 신생아용 가구를 구입한 한 지인은 "새 가구인데 새 가구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신기해했다. 국내 매장 운영과 관련해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이케아 매장을 찾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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