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진 에볼라 '고위험' 노출, 내주 초가 감염 '분수령'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이지현 기자 | 2015.01.02 17:45

(종합)침습 없고 증상은 없어, 감염 가능성은 반반… 고위험 노출이어서 추이 지켜봐야


에볼라바이러스 유행국가인 시에라리온에 파견된 한국인 의료진이 에볼라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현지에 파견된 한국인 의료진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주사 바늘이 피부를 뚫은 고위험 노출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고위험 노출 시에는 반드시 해당 의료진을 제3국으로 후송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12월24일까지 1년간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의료진 649명 중 359명이 사망했기 때문에 더 안심할 수 없다. 같은 기간 해당지역 에볼라 사망자 7573명 중 4.7%가 의료진이었다. 특히 의료인이 감염돼 해당국가로 돌아갈 경우 에볼라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는 만큼 파견 의료진의 안전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다음주 6~7일께가 해당 의료진의 에볼라 감염 여부를 판가름 짓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채혈, 진료 과정서 보호복 찢기는 사고=국내 의료진이 에볼라 환자를 치료 하다가 주사바늘에 직접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해외에서는 유사사고가 수 차례 더 있었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10여 차례 정도 현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비슷한 사고를 당한 의료진이 에볼라 발병 없이 퇴원했고 유럽에서는 현재 잠복기에 있어 경과를 관찰 중인 의료진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진은 현지에서 에볼라 감염 의심환자를 진단하고 감염 확진 환자의 치료를 담당한다. 특히 에볼라 확진 환자는 하루에 1회 정도 혈액을 뽑아 신체 변화를 살펴야 한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의료진도 이런 과정에서 환자 채혈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의료진은 한손으로 환자를 잡고 한손으로 채혈을 하다가 주사 바늘이 장갑을 뚫고 들어간 것"이라며 "세 겹의 장갑을 뚫고 바늘이 들어왔지만 손에 상처나 긁힘 등은 없었고 스스로 닿았다는 느낌을 받은 정도"라고 했다. 실제 이 의료진의 손에서 피가 나거나 진물이 난 상태는 아니어서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감염 가능성이 낮더라도 보호복이 찢어지면 고위험 노출로 보기 때문에 해당 의료진을 격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직접 접촉시 3~4일 후 발병 많아…6~7일이 고비=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21일이지만 혈액 등 가검물이 바늘을 통해 인체 내로 들어간 경우 3~4일 후에, 일반 접촉일 경우에는 통상 7~8일 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 한국시간으로 지난해 12월30일 오전이기 때문에 오는 다음주 6~7일이 발병 여부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의료진이 바늘에 찔리는 사고는 의료기관에서는 빈번하게 생기는 일이지만 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았다면 더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었다"며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나마 현지 한국인 의료진 감염자 발생 시 대응체계가 제대로 운영된 것은 다행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례를 보면 한국 정부와 영국 정부, 이탈리아 NGO(비영리민간단체), WHO(세계보건기구) 등 다양한 주체가 연계돼 해당 의료진 이송이 비교적 빨랐다.

그러나 유관단체 등과의 공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파견 의료진 관련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이번 사고와 관련 정부 측에게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현지에 파견된 의료진 중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의사협회 등도 참여해 민관 합동으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진료 행위이지만 파견 의료진에게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상체계가 불명확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에볼라 공포 불구, 치료제·백신은 개발 초기 단계=WHO는 지난 1일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보고한 에볼라 출혈열 사망자수가 2013년 12월 첫 발병한 이후 지난해말까지 7905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자는 2만206명이었다. 결국 10명 중 3.9명꼴로 사망한 것이다. 특히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볼라바이러스 예방용 백신 5개와 치료제 5개가 개발 중이지만 아직 임상1상 시험 단계여서 감염자에게 적극적으로 투약하진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예방백신은 GSK 'cAd3-ZEBOV(임상1상)', '뉴링크제네틱스 백신(임상1상)'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존슨앤존슨과 이노파마슈티컬, 프로펙투스바이오사이언스에서도 에볼라바이러스 예방백신의 전임상(동물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치료제는 치메릭스에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가장 개발이 빠르며 사렙타테라퓨틱스와 텍미라에서 각각 임상1상 시험을 하고 있다. 맵바이오파마슈티컬과 바이오크리스트파마슈티컬에서도 에볼라 치료제 후보물질의 전임상 시험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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