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5.01.05 11:36

[신아름의 시시콜콜]

'프라이탁'(Freitag)은 소용가치를 다하고 버려진 트럭의 방수포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스위스의 재활용 가방 브랜드다. 소각장으로 가야할 쓰레기에 디자인을 입혀 새 제품으로 탄생시킨다는 점에서 프라이탁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리사이클링(Recycling·재활용)보다 한 단계 진화된 개념인 '업사이클링'(Upcycling)이 바로 그것이다.

업사이클링은 자원 재활용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 등 단순한 자연보호 활동을 넘어 디자인 접목을 통한 재화로서의 가치 상승이라는 경제적 효과도 창출한다. 일반 제품과 비교했을 때 결코 싼 가격이 아님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프라이탁 제품이 인기몰이를 하는 건 이같은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일 터다.

업사이클링은 얼핏 최근 산업 디자인 업계의 급부상한 트렌드처럼 보이지만 사실 건축자재·인테리어 업계가 꽤 오래 전부터 주목해왔던 분야다. 대표적인 것인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원목 폐자재로 만든 의자 등 업사이클링 가구다. 원목 폐목재는 새 원목에 비해 뒤틀림이나 갈라짐 등 변형이 적어 가구로 완성됐을 때 내구성이 높다.

업사이클링 가구는 친환경적인 공정과 높은 수준의 디자인을 더하기 위해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디자이너들에 의해 분해, 재조립돼 독특한 색상과 패턴을 지닌 테이블이 되고, 의자가 되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예술가 '피트 헤인 에이크'의 스크랩 우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폐철재는 업사이클링에 최적화된 재료로 꼽힌다. 폐목재는 97%가 버려지는 데 반해 폐철재는 90% 이상을 재활용할 수 있다. 철재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선호도 또한 높다. 공정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의 제한이 적을 뿐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해서다. 네덜란드의 업사이클링 가구 브랜드 '디보디'(Dbodhi)는 건축 폐기물 등의 철재를 재디자인해 파이프 모양의 튜브관을 만들어 가구로 재탄생시켰다.

현재까지는 디자인 및 관련 업계가 중심이 돼서 이끌고 있는 업사이클링이지만 앞으로는 각 산업계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서 중요도가 높아 보인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지속될 글로벌 화두인 '환경 및 자원 보호'에 효과적인 동시에 부가가치까지 창출하는 것이 바로 업사이클링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업사이클링의 가치에 주목하고 하루 빨리 활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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