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오늘은 그래도 그리움에 즐거움도 있는 하루"

뉴스1 제공  | 2014.12.31 20:30

31일 희생자 304명 기려 오후 3시4분부터 광화문광장서 세월호 송년문화제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27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2014.12.27/뉴스1 © News1 윤수희 기자


올해 마지막날이자 세월호 참사 260일째인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송년문화제 '잊지 않을게'는 공연과 문화제 등에 참여하며 아직 가시지 않은 슬픔을 즐거움으로 극복하려는 시민과 유가족의 의지가 어우러진 장이었다.

이날 열린 송년문화제는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딛고 안전한 새해를 맞기 위한 바람을 담아 기획됐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기리는 뜻에서 이날 오후 3시4분부터 다음날인 1일 오전 1시까지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이번 송년문화제는 록페스티벌과 세월호 참사 관련 사진·그림 등 작품 전시, 홍보 부스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어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 참여한 200여명의 시민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고 씌여진 피켓으로 몸을 감싼 채로 찬 바람을 막으며 문화제 자리를 지켰다.

쌀쌀한 날씨 탓에 공연에 참석한 시민들의 손은 빨갛게 얼어 있었다. 시민들은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적힌 풍선을 양옆으로 흔들기도 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고(故) 오영석군의 아버지 오병환씨와 고(故) 이민우군의 아버지 이종철씨도 참석해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대학생 김영지(24·여)씨는 "새해를 의미있게 시작하고 싶어 이곳에 왔다"며 "희생자들이 차가운 바닷 속에 있을지라도 우리의 노래와 함성이 그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풍선을 흔들었다.

환호하는 관객석 뒤에서는 귀마개·목도리·장갑·마스크 등 방한용품으로 완전무장하고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공연장 앞에 있는 서명대에서 서명을 하고 문화제 취지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기도 했다.


세월호 예술행동 전시부스에서는 세월호 참사 관련 만화가 전시됐다.

어린 아이와 어른, 외국인들은 가던 발길을 멈추고 세월호 만화를 보기 위해 전시 부스를 찾았다. 부스 한 쪽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도 있었다.

농성장에서 만난 박래군(53)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진실규명을 위해 시민들의 힘을 끌어모아야 한다"며 "이번 문화제가 좋은 촉매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진실규명은 오래 갈 싸움이며 2014년은 진실규명의 토대를 닦은 한해"라며 "2015년은 진실규명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 최모(51·여)씨는 "우리 아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 날이 그 날일뿐"이라며 "그래도 오늘은 항상 드는 그리움에 문화제의 즐거움도 있는 하루"라고 살짝 웃어 보였다.

한편 이날 저녁 7시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는 안산 와동·고잔동 동네촛불팀 등 시민들이 유가족들과 함께하는 작은 문화제 '상처에 꽃은 피어나리'가 열렸다.

풍물놀이로 시작한 이 문화제는 편지글 낭독과 집단창작극 공연, 다짐 및 분향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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