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 ‘새해 담뱃값 인상’ 다양한 반응, 하나의 결론…“세금은 어디로?”

뉴스1 제공  | 2014.12.31 17:45
(서울=뉴스1) 김진 인턴기자 =
2015년 1월 1일 담뱃값이 오른다. 앞서 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2015년부터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담뱃값 인상 소식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건만, 담뱃값 인상에 대한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누군가는 금연을 결심하고, 누군가는 더 강한 흡연 의지를 불태운다. 비흡연자들은 이참에 거리에서 담배 냄새를 맡는 일이 줄어들었으면 하고 내심 기대를 한다.

여파는 온라인에도 이어졌다. 담뱃값 인상을 하루 앞둔 12월 31일, 각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마다 흡연자들의 한탄 섞인 글과 편의점 담배 진열대 사진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담배 재배법을 기록한 '담배를 직접 키워봅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호응을 얻었고, 전국적으로 각 지역의 금연 클리닉마다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뉴스도 등장했다. 한 누리꾼(zzang****)은 "이번 담배값 2000원 인상은 잘한 일이다. 하루 두 갑 30년 골초인 내가 담배를 끊을 수 있는 강한 동기를 처음으로 유발했기 때문이다… 일단 전자담배로 갈아 탔는데 담배 냄새도 사라지고 추운 날 밖에 나가지 않고 내 방에서 맘껏 피울 수 있어 정말 좋다. 3개월 후 쯤이면 완전히 금연하련다"고 밝혔다. 담뱃값 인상 정책이 일부 흡연자들의 금연 결심에 끼친 영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금연이지만 다른 이유를 가진 이들도 있었다. 아이디 ins****의 누리꾼은 "하루 한 갑 골초 인생이 12월 22일(월) 4번째 금연을 시작했습니다. 1,2,3차때는 내 건강을 위해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서민만 못 살게 구는 이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금연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평생 금연 기필코 성공하겠습니다. 평생 담뱃세 안 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kk*****)도 "하루라도빨리 금연 시작하세요~ 적지만 제 돈으로 이놈의 정부에게 도움되고 싶진 않아서 금연 시작한 지 100일째입니다"라고 금연 결심 이유를 밝혔다. 모두 정책에 대한 불만을 금연 의지로 승화한 이들이다.

반면, 어떤 이들은 "술을 끊고 담뱃값에 올인할 생각입니다(ojk2****)" "속상해서 못 살겠다. 담배나 한 대 피워야지(tlh****)"라며 담뱃값 인상과 상관 없이 흡연을 계속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비흡연자들 중에서는 "흡연자가 무슨 최하층민의 대표자인 것처럼 논리들이 전개돼서 안타깝네요. 금연하지 못하는 자신의 불찰을 정부 탓으로 돌리지 마세요. 비흡연자 눈에는 담뱃값은 언제나 비싸 보였고, 낭비였습니다(cho****)" "그냥 올려라. 멋있는 줄 알고 함부로 담배 피우는 청소년들, 지나가는 사람 배려 없이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다 꼴 보기 싫었다. 피우려면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mea****)"와 같은 의견을 가진 이들도 많았다.

코 앞으로 다가온 가격 인상에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담배 품귀 현상으로 판매를 제한한 편의점 측과 가격이 오르기 전 한 갑이라도 더 사고 싶은 소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왜 한 갑밖에 안 파냐"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한 사건, 자신이 피우는 담배가 다 팔리고 없자 "숨겨 놓고 없다고 거짓말하는 거 아니냐"며 난동을 부린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실제로 일부 소매점주들이 기존 담배와 1월 1일부터 판매될 담배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차이점이 없다는 점을 악용, 제품을 진열하지 않고 창고에 쌓아둔다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담배의 판매자와 소비자, 비흡연자와 흡연자가 모두 공통으로 주목하는 한 가지 관심사가 있다. 바로 인상된 세금의 용도다.


담배부담금으로 불리는 건강증진기금은 흡연자를 위한 건강증진 사업의 추진을 위한 정책자금이다. 1995년 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담뱃세를 재원으로 1997년부터 조성됐다. 그러므로 재정원칙에 따라 담배부담금은 부담금 납부의무자인 흡연자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 우선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2015년에는 건강증진부담금도 담뱃값과 함께 올랐다. 2014년 1갑당 354원이었던 담배부담금은 2015년부터 841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5년 건강증진기금을 2014년보다 약 40% 증가한 3조 2762억원으로 책정했고, 이 가운데 기금운용 경비 등을 빼고 기금사업비로 2조 7189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흡연자들이 인상된 세금만큼의 건강증진기금 사업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 건강증진기금의 사업구성에 따르면 본연의 목적인 건강증진사업에는 전체의 28.3%에 불과한 7707억 75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누리꾼들은 "담뱃값 올리는 거 금연구역 늘리는 거 다 양보하면 흡연구역은 만들어 줘야 되는 거 아님?? 진짜 이해불가(adio****)" " 담뱃값 올리는 거 알겠으니까 이젠 좀 흡연시설 좀 제대로 갖추길. 길거리에 흡연구역이 있으면 뭐하나? 칸막이조차 없는 곳이 허다한데(where****)" "인상한 담뱃값으로 국민복지에 사용한다면 아무 말 안 하겠지만, 그건 두고 봐야지(toes****)" "돈 많고 잘사는 사람들이 담배를 많이 피울까? 힘들게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사람과 일에 치이는 일반서민들이 많이 피울까? 과연 이 세금은 흡연자에게 그만한 흡연실을 만들어 줄까? 과연 그 세금이 제대로 사용될까?(jack****)" 등의 반응을 보이며, 담뱃값 인상과 관련한 세금이 흡연자들의 끽연권이나, 국민 건강을 위해 적재적소에 사용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방문규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31일 한 간담회에서 "10년만의 담뱃값 인상에도 시장의 큰 혼란 없이 오늘까지 오게 된 것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탕이다"며 "마지막까지 시장의 안정과 소비자 등의 편의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 클릭

  1. 1 "시엄마 버린 선우은숙, 남편도 불륜남 만들어"…전 시누이 폭로
  2. 2 '아파트 층간 소음 자제' 안내문... 옆에 붙은 황당 반박문
  3. 3 깎아줘도 모자랄 판에 '월세 4억원'…성심당 대전역점, 퇴출 위기
  4. 4 싱크대에서 골드바 '와르르'…체납자 집에서만 5억 재산 찾았다
  5. 5 '뺑소니 혐의' 김호중 공연 강행, 공지문 떡하니…"아티스트 지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