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고문은 이날 지지자들과 송년모임을 가진 뒤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정치는 겉돌고 약자들은 기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탈당이냐 아니냐보다 정동영이 그동안 무엇을 했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를 봐 달라"고 주문했다. 자신이 탈당 후 제3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에 대해 상당부분 탈당에 무게를 실은 발언이다.
다만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원로들께 의견과 지혜를 구하고 늦지 않게 가부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역사의 한 회의실에서 전국의 지지자 200여명과 송년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의 화두는 정 고문의 거취였다. 모임을 마친 정 고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에 기득권을 내려놓고 밀알과 밑거름이 되겠다고 모임에서 말했다"며 "참가자들은 신중한 행보를 주문하는 속도조절론도, 반대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신당행을 고심한 계기는.
▶지난 9~11월 전국에서 경청 투어를 했다. 그때까지 전당대회 출마준비를 했는데, 현장에서 들은 요구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근본적 고민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 국민모임의 선언이 터졌다. 신당은 아래로부터의 요구다.
-요즘 정 고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저도 깜짝 놀랐다. 저에 대한 관심보다는 현실정치에 대한 실망이 신당이 진짜일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신당에 대해 '과연 되겠어'하는 회의적 전망과, '되면 좋지' 하는 기대가 섞여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현재 야당에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의원 130명의 기득권 말고는 약자 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목소리 없는 국민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의원과 당원, 의원과 국민 사이가 너무 멀다.
-신당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시도하나.
▶탈당이냐 아니냐보다 정동영이 그동안 무엇을 했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를 봐 달라. (2007년 대선패배에) 2009년 공개 반성문을 쓰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노동 의제를 갖고 현장으로 가지 않았나. 당을 '진보적인 민주당'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좌절됐다. 약자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게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다.
-새정치연합의 반응은 현재로선 부정적이다.
▶기득권을 가진 의원들이 변화를 바라겠는가. 내 욕심이 기득권이라면 그것마저 내려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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