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뉴욕 영화관 가보니 '전회 매진'…상영 내내 '폭소'

머니투데이 뉴욕=채원배 기자 | 2014.12.26 13:02

대부분 "웃기다" 반응, 일부 "유치"…한국 비하 대사도 나와

뉴욕 맨해튼 '시네마 빌리지' 영화관 앞에서 사람들이 '인터뷰'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12월25일(현지시간) 성탄절 오후. 뉴욕 맨해튼 웨스트빌리지에 있는 시네마 빌리지가 후끈 달아올랐다.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암살을 주제로 한 코믹 영화 '인터뷰'가 상영됐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유일하게 이날부터 '인터뷰' 상영에 들어간 시네마 빌리지는 52년이나 된 독립영화관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지만 상영관은 3곳에 불과한 아주 작은 영화관이다. 이 작고 허름한 독립영화관이 '인터뷰'를 상영하면서 50여년만에 빛을 발했다. 하루 종일 '인터뷰'를 보기 위해 영화관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고, CNN과 CBS 등 미국 언론을 비롯해 일본 후지, 중국 NTD TV 등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로 북적거렸다.

'인터뷰'가 상영된 뉴욕 맨해튼 '시네마 빌리지'
시네마빌리지는 155명을 수용할 수 있는 1번 상영관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모두 7차례 '인터뷰'를 상영했는데,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관의 리 피더슨 매니저는 "온라인 예매분은 일주일분이 모두 매진됐다"며 이전의 다른 영화에 비해 5배 이상의 흥행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영시간이 가까워지자 피더슨 매니저는 관객들 앞에 나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볼 권리가 있다. 마음껏 영화를 즐기기 바란다"면서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하자"고 말해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두 시간 가까이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인터뷰' 영화 줄거리는 단순했다. 북한 체제에 대한 조롱이 주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기 연예 토크쇼 '스카이라크 투나이트'의 진행자 데이브 스카이라크(제임스 프랭코 분)와 이 프로그램의 프로듀서 애런 래퍼포트(세스 로겐 분)다.

이들은 김정은이 스카이라크 투나이트의 열렬한 팬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북한 공보상 박숙영과의 접선을 통해 사전 각본대로 질문을 한다는 조건으로 김정은과 1시간 생방송 인터뷰를 따내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김정은 인터뷰를 알게 된 중앙정보국(CIA)은 이들에게 독이 발라진 소형 특수 반창고를 이용해 김정은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내린다.

이후 북한으로 간 스카이라크와 래퍼포트는 미국 팝가수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노래 '파이어워크'(Firework)'과 마가리타 칵테일을 좋아하면서도 나약함을 감추려는 김정은의 인간적인 모습에 잠시 호감을 품기도 하지만 결국 북한체제의 실상에 환멸을 느끼고 암살을 감행한다.

이들의 암살계략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실패를 거듭하지만 결국 김정은 암살에 성공하고 북한에 민주화를 가져온다는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스카이라크는 김정은과의 인터뷰에서 "왜 북한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나(Why don't you feed your people)"라는 질문을 던지고, 팝송과 마가리타 칵테일을 좋아하는 나약한 김정은의 실상을 폭로한다. 이에 당황한 김정은은 울면서 바지에 똥을 싼다.


이 광경이 전 세계에 생중계 된 후 김정은은 헬기를 타고 스카이라크와 래퍼포트를 죽이려고 하지만 오히려 김정은이 타고 있는 헬기가 주인공들이 탄 탱크(김정은이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선물 받았다'고 자랑한 탱크)의 미사일에 격추된다. 이어 케이티 페리의 '파이어워크'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정은이 불에 타 죽는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조롱과 풍자가 주인 영화이지만 한국을 비하하는 부분도 나온다. '개고기를 안 먹는 미국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대사와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말한 게 그 예다.

영화가 끝난 뒤 대부분의 관객들은 '웃기다'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제의 영화가 생각보다 심각하지도 않은 단순하고 우스꽝스럽다는 것이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포스터씨는 "영화 자체가 과도하게 과장됐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는 장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뉴저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다 영화를 보러 왔다는 부부 진과 조앤도 "영화가 웃기고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너무 유치하고 이류영화라는 평가도 내렸다.

한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터뷰' 상영 영화관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네마 빌리지 주변에는 경찰이 눈에 띄지 않았으나 영화관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밀 요원들이 주변에 배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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