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가상사설망(VPN) 업체 3곳에서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VPN 서비스는 인터넷망을 전용선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 통신체계와 암호화기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업체는 서비스 가입자에게 IP를 할당해 준다. H사 등 3곳은 유출 자료가 담긴 글이 게시됐을 당시 사용된 IP를 할당해준 업체다.
합수단에 따르면 지난 15일 범인 추정 인물이 VPN 업체로부터 할당받은 IP 중 20∼30개는 중국에서 접속됐다. 접속 횟수는 200여차례인데, 거의 모든 접속지가 중국 선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합수단은 해당 IP를 추적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사법공조 절차를 밟고 있다.
합수단은 유출범이 VPN 업체에서 IP를 할당받을 때 사용한 개인정보는 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유출자가 VPN을 이용, IP를 여러차례 옮기는 방식으로 우회 접속해 IP를 숨겼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합수단은 VPN 업체로부터 할당받은 IP 중 실제 접속 장소가 국내 지역도 포함됐는지를 선별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합수단은 또 미국 FBI를 통해 범인이 사용한 트위터와 관련된 정보를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
현재 합수단은 범인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원전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피해를 입히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만큼 범인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시킨 상황이다. 그러나 합수단은 수사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추가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과도 협조하기로 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조직적 범행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다수의 IP가 동원된 것으로 봐서 한 사람이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합수단은 원전반대그룹이 사용한 네이버 ID의 가입자 정보를 토대로 전날 가입자의 대구 주소지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PC를 수색했지만 ID가 도용당한 사실만 확인했다.
원전반대그룹은 자신들이 하와이에서 글을 썼다고 주장했지만, 합수단은 현재 IP 추적을 통해 접속 국가까지만 확인한 상태이며 세부 지역까지 조사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보고 있다. 합수단은 이번 범행이 북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스스로를 '원전반대그룹', 내지는 'Who am I'이라 밝힌 단체는 지난 15일 한수원 데이터센터를 해킹했다며 직원 인적사항을 포함한 내부자료를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이후 18일 이들은 한수원 직원 연락처와 경북 경주 월성 1·2호기 제어프로그램 해설서 등을 , 19일과 21일에는 트위터와 페이스트빈(해외 서버 온라인 문서편집프로그램)에 고리 1호기 원전 냉각시스템 도면과 발전소 내부 프로그램 구동 캡쳐이미지 등을 공개했다.
또 전날 이들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고 5개의 한수원 자료 파일이 담긴 다운로드 사이트에 링크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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