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개 스타트업 실태조사-1] 정부 지원에도 자금 해결 어려움은 여전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 2014.12.30 06:01

스타트업 설립 및 운영 - "내가 지금 필요한 건, 돈과 사람"



스타트업은 세계 각국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은 저성장 시대 국가경쟁력 제고의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테크앤비욘드는 신년을 맞아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테크 스타트업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스타트업을 세우기 좋은 법제도와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설문조사는 2014년 11월 18일부터 12월 5일까지 18일간 1791개 통신·네트워크, 가전·홈네트워크, 컴퓨터·정보기기,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영상·콘텐츠, 반도체·부품·재료, 의료·바이오, 에너지·환경, 로봇·자동화·산업기계 등 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이 중 300개 스타트업의 응답에 대해 다각도의 분석을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스타트업 정보 제공 사이트 '로켓펀치'를 운영하는 프라이스톤스의 도움을 받았다. 조사는 기업의 일반현황, 창업현황 및 기업 운영실태, 운영 애로사항, 기술 포지셔닝 영역에 걸쳐 창업 동기, 창업 당시 애로사항, 창업비용 조달방법, 투자 유치 시 문제점, 타깃 시장, 기업 경영 애로사항, 정부 지원정책 만족도, 핵심기술 및 선도기업 대비 기술 수준, 지적재산권 보유현황, 유망 기술분야 등 다방면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 대상 스타트업의 소재지는 수도권이 8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영남권이 11.3%로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가장 비중이 컸다. 설립연도는 2014년 26.9%, 2013년 24.6%로, 창업 2년 이하 기업 비중이 51.5%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스타트업 대표의 연령은 30대가 52.7%로 절반을 넘었으며, 40대가 27.0%, 20대가 17.3%, 50대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의 성별은 남성이 95.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표의 창업 직전 경력은 기업 근무가 64.7%로 3분의 2가량을 차지했고, 학생은 16.7%로 조사됐다. 기업 근무자는 대기업 출신이 29.7%, 중소기업 출신이 26.0%, 외국계 기업 출신이 9.0%로 나타났다. 또 회사를 운영한 경우는 9.3%로 조사됐다.

*참고 : 창업과정은 3순위까지, 운영과정은 2순위까지 중복응답 합계(단위: %)
스타트업 설립 및 운영
국내 기술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가한 스타트업들은 창업 과정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3가지 선택)에 81.7%가 자금 조달을 지목했고, 창업 후 경영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2가지 선택)으로 77.3%가 자금 부족을 호소했다. 또 창업 과정과 경영 과정에서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한 스타트업 비율이 각각 69.7%와 56.0%에 달해 인력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스타트업 환경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2가지 선택)을 묻는 질문에는 우수 기술인력 부족을 꼽은 기업이 45%, 기술 가치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를 꼽은 기업이 42.6%에 달했다. 또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 미흡을 꼽은 기업도 32.2%에 달해 스타트업들이 기술에 대한 국내 인식과 환경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지원에도 자금 해결 어려움은 여전
정부에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 촉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창업 과정과 창업 후 기업 경영 과정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서 자금난을 1순위로 꼽은 기업이 각각 59.3%, 54.3%로 나타났다. 복수 응답에서는 물론 1순위만 따졌을 때도 자금 문제를 호소한 기업이 다른 어려움을 호소한 기업 수 보다 많았다. 설문 결과에 대해 최병희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본부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정부가 연대보증 폐지, 엔젤 투자 증대, 창업자금 지원 등 전례 없이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민간 금융기관 등에서는 연대보증과 담보가 사라지지 않고 있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정부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들의 자금난과 정부의 해결 노력은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방법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스타트업들은 창업비용 조달방법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자기 자금(71.3%), 정책 자금(43.3%)이라고 대답했다. 또 친구나 친·인척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는 비율이23.3%로 3위를 차지해 여전히 창업자들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책 자금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자기 자금을 이용한다는 응답을 제외하면 다른 항목에 배해 두 배 높은 수치를 보여 정부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본부장은 “자금부족 문제는 역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면 설립자금 등 초기자금의 일부는 본인이 조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야기였다. 특히 “지나치게 정부의 자금지원에 의존하려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벼운 창업’ 쏠림현상 뚜렷
또 최 본부장은 “오히려 창업투자가 관점에서 보면 양질의 기술창업과 창조적 아이디어 창업이 부족해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며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위주의 가벼운 창업과 생계형 창업에 쏠리는 현상이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의 분야별 비중을 보면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분야가 77.3%로 가장 많았다. 이 외의 분야는 최근 주목받는 영상·콘텐츠 분야가 17.3%를 차지했을 뿐 다른 분야들은 10%에도 미치지 않았다. 특히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반도체·부품·재료, 의료·바이오, 로봇·자동차·산업기계 분야는 1%에 그쳐 스타트업의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크지 않은 생계형 창업 위주라는 점은 기업의 자본금과 종사자 수에서도 나타난다. 이번조사에 답한 300개 스타트업의 평균 종사자 수는 7.82명, 평균 자본금은 3억947만 원이었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이 영세한 상황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자금 부족은 물론 인력 부족도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력 문제는 스타트업 애로사항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스타트업들은 자본금이 적어 충분한 인력을 고용할 수 없는 만큼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지만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도 쉽지 않다. 영상채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 스타트업의 경우는 실리콘밸리 수준의 연봉을 걸고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수개월 동안 적임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 개발과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난 역량을 가진 기술 인력이 필요하지만 스타트업의 불확실성이 인재 확보에 발목을 잡았다. 우수한 기술 인력이 모여들어 기술 기업의 성장 신화를 써가고 있는 실리콘밸리나 해외 유학 후 복귀하는 인력 이른바 ‘해귀’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최 본부장은 “스타트업 성공사례가 많이 나오고, 근무환경이 바뀌면 스타트업에도 인재가 몰릴 것이지만, 현재는 중소 벤처기업의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과 미래에 대한 불투명 때문에 공무원과 대기업 등으로 인재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창업도 활발
스타트업들은 창업 전에는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지만, 창업 후에는 시장과 관련한 어려움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 답한 스타트업들 중 설립 1년 이내에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개월 이내에 발생한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이 23.7%로 가장 높았고 20.7%가 1년 이내에 매출이 발생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매출이 없다는 기업도 20.3%에 이르러 양극화가 확연했다. 특히 2014년 창업 기업의 경우 46.3%가 매출이 없다고 답한 반면, 31.3%가 6개월 이내에 매출이 발생한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고 창업 분야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통신·네트워크 분야 스타트업들 중 55.6%가 6개월 이내에 매출이 발생한다고 답해 다른 분야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컴퓨터·정보기기 분야는 31.6%의 스타트업들이 매출이 없다고 답해 매출 올리기 가장 어려운 분야로 확인됐다.

또 최근 글로벌 창업을 강조하는 것처럼 타깃 시장으로 외국을 노리는 스타트업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2.6%는 타깃 시장 1·2순위를 고르는 질문에서 국내 시장을 선택하지 않기도 했다. 특히 의료와 로봇 분야 스타트업들은 모든 기업이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협소한 국내 시장 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기업 가운데 1순위 기준으로 50%, 1·2순위 합산 기준으로 83.8%가 미국 시장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고, 1순위 기준으로 30.8% 1·2순위 합산 기준으로 51.4%는 중국 시장을 목표로 준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도강호 기자

[스타트업①-1] 내가 지금 필요한건, 돈과 사람
[스타트업①-2] 서류만 보지말고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을
[스타트업①-3] 빅데이터가 주요 핵심기술 진출 분야는 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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