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로 계파 통일?

머니투데이 김성휘,박다해 기자 | 2014.12.22 18:35

[the300]서명파 30명, 사실상 '非 문재인 동맹'…파괴력은 '글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혁신을 위해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등 전 비대위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영주, 노웅래, 정성호, 김관영, 우상호 의원. 2014.12.21/뉴스1

중도성향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김영환 김동철 박주선), 민평련(설훈 최규성 유승희), 수도권 486(우상호 오영식) 범친노 안희정계(박수현), 비노 김한길계(노웅래 김관영), 손학규계(이찬열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전당대회 후보등록(28일)을 앞두고 '이상한' 상황을 맞았다. 계파로 구분하면 서로 이질적이고, 평소 가깝다고 보기 어려운 의원 30명이 당대표 주자 '빅3(문재인·박지원·정세균)'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집단 행동을 결행한 것.

당의 분열상을 극복하고 새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게 명분이다. 하지만 다음 총선 공천을 의식해 현재 '원톱' 격인 문재인 의원을 겨냥했다는 풀이에 무게가 실린다.

이들 30명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냉소와 지지자들의 무관심 속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버릴 것을 우려한다"며 "전(前) 비대위원 세 분의 출마로 전당대회가 특정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기득권 구조를 확인하는 자리로 변질되면 당이 좌절과 분열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년 같으면 유력주자를 중심으로 의원들이 서서히 뭉치면서 전당대회 열기가 고조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잡음은 전대 '흥행'을 위한 요소로 여겼다. 그런데 이번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당 분열방지'를 명분으로 최대 흥행카드인 빅3의 출마 자체를 반대했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김영환 박주선 김동철 의원은 민집모 소속이면서 각각 이번 전대 당권주자다. 박지원 의원이 전대를 통해 '호남 대표주자'라는 막강한 타이틀을 독점할까 우려하는 기류가 있다.



서명을 주도한 우상호 의원은 리더십 교체를 강조한다. 그는 당대표에 도전하는 이인영 의원을 밀고 있다. 이 의원은 물론이고 출마를 고심 중인 김부겸 전 의원도 빅3의 전부 또는 일부라도 빠져야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대표선거는 컷오프를 거쳐 3명만 최종후보가 된다.

서명파 30명은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빅3 출마 반대'에 동참했지만 그중에서도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비문 동맹'이란 게 유력한 분석이다. 김영주·안규백 의원 등은 빅3 중 한 명인 정세균 의원과 가깝다.


문 의원 불출마 요구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친노(친문)와 비노의 대결로 흐르기 쉽다. 이 경우 전대를 통해 당 에너지를 결집하기보다는 자기파괴적 소모전이 된다.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효과적으로 지적하고 대안·정책야당으로 자리잡아도 다음 총선과 대선 승산이 있을까 말까인데 전대 후유증으로 당 체력만 고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 총선 공천 걱정이 더 큰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개혁공천'이 최대 숙제이겠지만 대권주자인 문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개혁공천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은 당대표의 리더십과 정치성과를 증명하는 바로미터다.







새정치연합 안팎엔 세대교체 요구가 적지않다. 이때 호남 중진은 수도권 어려운 지역으로 차출되거나 용퇴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다. 수도권도 최근 한 지역에서 다선 의원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역의원이라도 세대교체 요구에 직면하면 공천과정이 험난할 수 있다.

이들의 요구는 22일까지도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원외 지역위원장 등으로 불출마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지만 빅3 쪽에선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너무 다양한 이들이 섞이면 메시지가 흐려진다. 중진 위주인 민집모와 486그룹이 가깝다고 보기 어렵다. 학생운동의 동질감으로 뭉친 486과 운동권보다는 전문직 출신이 많아 중도실용 노선을 걷는 김한길계도 물과 기름같은 측면이 있다. '중도 노선'과 '민평련'도 전통적 관점에서 보면 어색한 조합이다.


30명이 빅3 불출마라는 명분은 공유하지만 그 배경에 깔린 이해관계는 제각각이다. 전당대회에 단일한 그룹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단, 이런 움직임이 계파간 정치·심리적 벽을 낮추고 그 과정에서 당이 활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기존의 계파 프레임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같다"고 평가했다.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무섭다" 구하라 사망 전, 비밀계정에 글+버닝썬 핵심 인물에 전화
  4. 4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5. 5 60살에 관둬도 "먹고 살 걱정 없어요"…10년 더 일하는 일본, 비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