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공동조사' 주장하는 北…속내는

뉴스1 제공  | 2014.12.21 11:55

천안함·무인기 사건에 이어 소니픽쳐스 해킹 사건에도 공동조사 요구
소행 부인 주장하며 '배짱 전략'...남남갈등 등 여론전 의도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영화관에서 "더 인터뷰"의 포스터를 철거하고 있다 © AFP=News1 2014.12.19/뉴스1 © News1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주제로 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미국의 영화사 '소니픽쳐스'를 해킹했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결론에 대해 '공동조사'를 제안하고 나왔다.

북한은 지난 20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이 터무니없는 여론을 내돌리며 우리를 비방하고 있는데 대처해 우리는 미국 측과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할 것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권국가에 감히 범죄 혐의를 씌우려면 증거부터 명백히 내놓아야 한다"고 언급하며 자신들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공동조사' 제안은 북한이 자신들의 테러 등 도발에 대한 의혹을 부인할 때 즐겨쓰는 방법이다.

북한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에도 우리 측의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지목하자 이에 반발하며 공동조사를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은 당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검열단을 파견하겠다면서 적극적인 공동조사 참여를 요구했다.

북한은 올해 초 우리 측 전방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발견된 무인기 사건 당시에도 국방위 검열단 대변인 명의로 공동조사를 제안했었다.

이 같은 북한의 '공동조사' 제안은 먼저 해당 사건에 대한 자신들의 소행을 부인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자신들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피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서 역으로 무고함을 피력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한편으론 북한이 실제 다른 나라들이 공동조사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신한 상태에서 일종의 '배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무인기 사건 당시 북한의 공동조사 요구에 청와대는 "범죄 피의자에게 수사의 증거를 조사시키는 일은 없다"며 북한은 원천적으로 조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천안함 사건의 경우처럼 남측에서도 관련 사건의 북한 소행을 부인하는 여론이 비등한 경우 이를 남남갈등의 소재로 삼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같은 분석을 반영하듯 북한은 유독 사건 소행 주체의 논란이 끝나지 않고 있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매년 사건 당일 장문의 글을 통해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며 공동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소니픽쳐스에 대한 해킹 역시 북한이 사실상 성사 가능성이 '0%'에 가까운 공동조사를 주장하면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공동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측의 전문인력과 미국의 전문인력이 미국과 북한으로 오가며 양측의 주요 관련 시설을 공개하는 등의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이 사건 발생 직후가 아닌 일정 시점이 지난 뒤 이 같은 주장을 펼친다는 점에서 실제 북한이 이미 관련 증거를 모두 은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이 해외에서 소규모 사이버전 부대를 운영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실제 조사가 진행되더라도 의미있는 증거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이번 북한의 주장이 나오자 마자 곧바로 이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다.

마크 스트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1일 성명을 통해 "연방수사국(FBI)이 분명히 밝혔듯 이번의 파괴적 공격사건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며 "북한이 만약 (이번 일의 해결을) 돕고 싶다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소니에 손해배상을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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