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배당 30~50%↑… 임원연봉 동결 '변신하는 삼성'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유엄식 기자, 황시영 기자 | 2014.12.19 17:00

(종합)주주 중시+내수활성화 위한 결단, 주당 배당금 최소 1만8590원

삼성전자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을 전년대비 30~50% 늘리기로 했다.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에 대한 보답인 동시에 침체된 국내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결단이다.

특히 삼성은 내년도 전체 임원들의 연봉을 동결,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상황이어서 배당 확대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다. 지난 10월 기업설명회(IR)에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약속을 실천에 옮긴 셈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정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간 사업재조정을 통해 시너지와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마무리 한데 이어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같은 변신은 다른 계열사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목된다.

◇ 배당 30~50% 확대, 주당 현금배당 1만8590원~2만1450원
삼성전자는 19일 주주 중시 정책 및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전년대비 배당 증대(30~50%)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 이사회에서 배당금액을 결정한 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2조 1570억을 현금배당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삼성전자의 현금배당 총액은 2조 8040억원에서 3조 2355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를 주당으로 환산하면 보통주의 경우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은 1만8590원~2만1450원 수준이다. 우선주의 경우 1만8655원~2만1525원 사이에서 배당금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총액이나 주당 배당금액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활동을 펼쳐왔다"며 "이번 배당 확대 역시 투자자들과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이후 주주 배당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금배당총액은 2011년 8272억원에서 2012년 1조2066억원으로 45.9% 증가했다. 이어 2013년에는 무려 78.8% 늘어난 2조1570억원을 배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6.2%(연결 기준)에서 7.2%로 높아졌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배당 확대 전망에 힘입어 전날보다 6만2000원(4.9%) 오른 132만8000원을 기록했다.


◇ 내년 임원 연봉 동결… 밖으로 풀고 안으로 죄고
삼성전자가 배당확대를 통해 주주 환원을 대폭 늘렸지만 안으로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삼성그룹 임원 2000여명의 내년 연봉은 모두 동결키로 한 것. 삼성 임원의 연봉이 동결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연봉 삭감조치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삼성 관계자는 "지난 18일 오후 전체 임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연봉 동결을 통보했다"며 "임원들이 위기극복에 솔선수범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적에 따라 개인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성과인센티브(OPI)는 그대로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연봉 20%를 삭감하고 성과급의 경우 전무급 이상은 전액, 상무급은 30% 자진 반납했다.

삼성의 이같은 조치는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임원들의 연봉을 동결함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도 임원들의 연봉 인상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기업들도 올해 실적이 크게 좋지 못한 만큼 이같은 분위기는 다른 대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 포스코(POSCO)는 대기업 가운데는 가장 먼저 임원들이 자율적으로 10~25%까지 임금을 반납했다. 권오준 회장이 급여 30%를 반납키로 하면서 임원들도 허리띠 졸마매기에 동참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3월 경영 여건이 나아질 때까지 전체 임원이 일부 급여를 반납하기로 한 이후 급여 변동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내년에도 임원 임금 동결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른 대기업들도 연봉을 동결하지는 않더라도 인상률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이 많은데다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아서다.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나 분위기를 고려하면 작년보다 연봉이 많이 오르길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라며 "임원의 경우 개인별 성과급 격차가 컸는데 내년에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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