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하거나 달콤하거나…다국적제약사 직원의 엇갈린 연말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4.12.22 07:20

특허만료로 실적부진 다국적사 잇단 인원 감축…연말 장기휴가 끝나면 '희비'

한국얀센, 한국로슈, 한국릴리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직원들을 상대로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 다국적제약사 매출 상위권 A제약사도 ERP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당분간 구조조정의 한파가 거셀 전망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다국적제약사 직원들은 10~20일간 겨울휴가에 들어갔다. 본사 기업문화에 맞추다보니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장기간 휴가를 쓰는 것이 자유롭다. 겨울 휴가 이후 진행될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다국적제약사 직원 누군가에겐 잔혹한, 누군가에겐 달콤한 겨울이 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로슈와 한국얀센은 이달 들어 ERP를 가동하고,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한국베링거와 한국릴리는 ERP를 진행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체 직원의 10~20%선에서 ERP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국제약사들은 구조조정이라기 보다는 조직개편으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는 "조직개편으로 인사이동이 불가피해졌고 업무가 겹치는 경우 효율적인 조직관리를 위해 일부 직원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RP는 비교적 조용히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얀센 등 일부 제약사들은 ERP 규모와 보상조건을 놓고 사측과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얀센은 ERP 보상조건이 다른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은 글로벌시장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만료에 따른 실적악화에 노출돼 있다. 국내의 경우 일괄약가인하로 오리지널약의 약가도 함께 내려가면서 실적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의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와 함께 제품 영업을 하는 대신 영업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을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사장의 입장에서는 인력조정을 통해 실적을 좋게 하려는 유인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경력자들의 이동이 활발한 편"이라며 "퇴직자 저항이 국내 제조업보다 훨씬 덜한 것도 ERP가 자주 이뤄지는 이유"라고 꼽았다.

이밖에 대형 A제약사의 경우 단순 경영합리화가 아니라 자체 공정경쟁규약(CP) 위반 관련 조치로 알려지고 있어, 과거에 비해 구조조정이 강력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조조정 와중에 다국적제약사 직원들은 연말휴가 시즌에 들어갔다. 일부 다국적제약사들은 크리스마스와 신정(1월1일) 징검다리 연휴를 포함해 최장 20일 정도의 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회사에서 정한 공식 휴무 뿐 아니라 개인연차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장기 휴가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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