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후에는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 많지 않아 재판관 개개인의 성향은 그리 드러나 있지 않았다. 다만 9명 재판관 모두가 고위 판·검사 출신으로 구성돼 있어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재판관 중 박한철 헌재소장(61·13기)과 안창호 재판관(57·14기)은 고위 검사 출신으로 둘다 공안 분야에 정통하다.
나머지 이정미·김이수(60·9기)·이진성(57·10기)·김창종(56·12기)·강일원(54·14기)·서기석(60·11기)·조용호 (58·10기) 재판관은 고위 법관 출신이다.
강일원 재판관은 여야 합의, 안창호 재판관은 새누리당 등 추천으로 임명됐고 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 또 이진성 재판관과 김창종 재판관은 양승태 현 대법원장이 각각 지명했다.
야당이 추천한 김이수 재판관만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면서 이번 '정당 해산 심판' 사건에서 소수 의견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유일하게 소수 의견을 낸 재판관으로 남게 됐다.
김 재판관은 이번 결정에서 "정당해산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며 "통진당은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 당원의 수만 3만여명에 이르는 정당으로 대다수 구성원의 정치적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 논증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중 극히 일부의 지향을 통진당 전체의 정견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또 통진당의 강령이나 이를 구체화하는 문헌들을 종합해보더라도 일하는 사람, 민중에 해당하는 계급과 계층의 이익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모순들을 극복해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김 재판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법조 경력을 시작한 뒤 청주지방법원장, 인천지방법원장, 서울남부지방법원장, 특허법원장, 사법원수원장 등을 지냈다.
김 재판관에 대한 후배 법관들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인간미는 물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분으로 정평이 나 있다. 뿐만 아니라 '애수의 소야곡'을 애창곡으로 꼽는 등 낭만을 즐길 줄 아는 법관이라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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