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장 달래기'에도 서방 압박에 루블 매도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4.12.19 10:41

미국·EU 대 러 추가제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외환위기론에 휩싸인 러시아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루블화 가치는 약 3% 가깝게 반락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날 잇따라 대 러시아 제재를 확대하면서 러시아 경제를 또 다시 옥죄고 있다. 러시아가 루블화 가치 급락을 막으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게 아니라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발을 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18일(현지시간)루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93% 상승(루블화가치 하락)한 62.9780루블로 거래를 마쳤다. 루블화 가치는 전일 8거래일만에 반등했지만 이날 다시 하락 했다. 전 거래일 2.11% 밀렸던 러시아 증시 MICEX 지수는 이날 4.49% 상승 마감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장중 소폭 회복되는 국면이 조성된 것을 상승 동력 삼았다는 지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갖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현재 러시아는 약 2년 안에 현재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루블화 가치 폭락을 비롯한 경제위기 원인은 외부적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하락, 미국과 유럽의 대 러시아 제제 탓이라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루블화 안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은 절대적으로 합당하고 올바른 방향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백악관은 같은날 성명을 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하는 '우크라이나 자유 지원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필수적 단계들을 밟아나간다면 제재를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면서도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이번 추가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EU도 이날 지난 3월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에 EU 회원국 기업의 투자와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안을 승인했다.

마야 코치얀치크 EU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불법적 행위이며 이번 추가 제재는 합병을 불인정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루블화 붕괴는 푸틴 대통령의 탐욕, 야심, 망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최근 금리를 대폭 인상한 것도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자본통제 역시 올바른 답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자본통제는 단기적으로 투기세력들의 활동을 억제하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현재 투자자들이 근본적으로 우려하는 것은 에너지 산업 영역에 크게 의존한 러시아 경제모델 자체라는 것이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의 장기 전망을 개선시키기 위해 할 첫 번째 일은 우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군을 철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국가 경제 모델에 변화를 꾀해야 하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총 수출액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는 원유·가스 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는데 루블화 가치 하락이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신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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