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헤지펀드 투자열풍...1인당 평균 13억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14.12.18 12:00

헤지펀드 시장 규모 2.7조...3년간 13.5배 증가

헤지펀드에 개인 자산가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지속하고 있는데 반해 우수한 헤지펀드들은 증시 흐름과 상관없이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해지펀드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헤지펀드가 첫 출범한 2011년 2월 2000억원 대비 3년만에 13.5배 증가했다.

특히 개인 거액자산가들이 수익률 좋은 헤지펀드에 돈을 넣고 있었다. 헤지펀드 출범 초기에는 시드머니(종잣돈) 성격으로 금융투자가 투자금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익률이 확인되면서 개인 및 법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현재 국내 헤지펀드는 최소 가입 금액 5억원 이상이다. 높은 금액 제한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의 헤지펀드 투자금액은 2012년 말 703억원에서 현재 5714억원으로 약 8배 급증했다. 개인투자자 1인당 평균 투자 금액은 13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일반 법인투자 금액도 586억원에서 5010억원으로 8.5배 늘었다. 금융기관은 9248억원에서 1조6004억원으로 1.7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헤지펀드가 사모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을 최대 49명까지 밖에 모집할 수 없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자산가들의 투자 요청을 어쩔 수 없이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올해 헤지펀드를 첫 출시한 안다자산운용사 임원은 "개인투자자 49인은 출시 2~3개월만에 모두 채워졌다"며 "기관 자금만 추가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헤지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은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에 비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올해 1~11월 중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8%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5%)와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 수익률(-1.4%)을 크게 웃돌았다. 제도 초입 시기에는 국내 헤지펀드도 다소 부진한 성과를 보였으나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지난해부터 운용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려와 달리 해외 운용 경험이 없는 '토종 헤지펀드'들도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 27명의 헤지펀드 운용 전문 인력 중 2명만 미국, 홍콩 등 해외에서 운용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실적이 양호한 펀드에 자금이 집중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체 헤지펀드 자금 규모는 13.5배 증가했지만 헤지펀드 숫자는 12개에서 32개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성과가 양호한 기존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려 펀드당 평균 운용규모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헤지펀드 1개당 평균 운용규모는 2012년 말 488억원에서 현재 835억원으로 증가했다. 실적이 부진해 운용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던 펀드들은 최근 3년간 14개가 조기해산됐다.

상위 2곳의 독식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이 설정액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 두 회사의 헤지펀드 규모는 현재 1조4462억원으로 전체의 54.1%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전략은 다변화하고 있다. 2011년에는 유망한 주식을 사고(롱),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파는(숏) 롱숏 전략이 91.7%를 차지했다. 금융시장에 따라 다양한 투자전략을 추구하는 멀티전략 헤지펀드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멀티전략 헤지펀드는 11개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롱숏펀드는 16개로 비중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전체 헤지펀드 규모가 늘어나면서 차입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전체 차입 규모(증권차입, RP매도 등)은 1조7000억원으로 2011년 말 5000억원 대비 2.4배 증가했다. 특히 주식 공매도 등으로 증권 차입은 1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공매도 잔액 비중도 전체 공매도시장(8조4000억원)의 15.5%로 2012년 말 3.8%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레버리지 활용은 아직 낮은 편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웃돌다가도 1900을 밑도는 등 불안한 증시 상황에 공격적인 투자는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헤지펀드 순자산 대비 레버리지 비중은 63%에 불과하다. 차입한도는 400%다.

해외 투자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해외 주식에 운용자산의 일부를 투자하고 있는 헤지펀드는 2곳에 불과했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진입이 확대될 경우 양적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감원은 규제 완화 등 헤지펀드 감독의 합리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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