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현아, 폭행·회항지시 묻자 "죄송합니다"(종합)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4.12.17 15:38

고개 푹 숙인채 검찰 출두…눈물 흘리는 모습 목격되기도

'땅콩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피의자신분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일명 '땅콩 리턴' 사건의 당사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검찰에 출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17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서부지검에 출두했다. 검은색 코트와 회색 목도리 차림으로 이곳에 도착한 조 전 부사장은 검은색 고급 승용차에서 하차한 뒤 고개를 푹 숙인 채 10미터 가량을 걸어 기자들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린 직후부터 눈물을 떨군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 폭행 인정하나", "직접 회항 지시를 했나"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질문이 이어지자 작은 목소리로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법무법인 광장의 서창희 변호사와 함께 검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 검찰 수사 급물살…폭행·회항 지시 입증 여부가 관건

조 전 부사장의 출두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폭행과 항공 회항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조 전 부사장과 목격자 등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에 따르면 일등석에 유일하게 동승했던 목격자 박모씨(32)는 "조 전 부사장이 무릎을 꿇은 승무원에게 내리라고 소리치며 매뉴얼이 담긴 파일을 던졌다"며 "승무원을 일으켜 세워 탑승구 벽까지 밀었다"고 진술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이 직접 회항을 지시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유력한 목격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이 수습하러온 사무장에게도 '넌 또 뭐냐'며 '기장한테 비행기 돌리라고 해'라고 소리친 뒤 하차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땅콩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피의자신분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조 전 부사장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이같은 혐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국토교통부 조사에서도 두 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한 바 있다.

권용복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 16일 브리핑에서 "폭행 여부는 질문을 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폭행이) 없었다고 진술했다"며 "(조 부사장은) 리턴 지시를 한 적이 없고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앞선 검찰과 국토부 조사에서 임원 A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는 직원들과 동행하려 했다는 정황을 미뤄 조 전 부사장의 지시로 대한항공 측이 사무장 등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하거나 회유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 과잉의전 논란 대한항공 몸사리기 분위기 역력

이날 조 전 부사장의 검찰 출두가 예고된 서부지검에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파견됐다. 앞선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지나친 의전을 했다는 시선을 의식한 듯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직원 4~5명이 점심 먹고 오후에 이곳에 도착했다"며 "의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취재에 협조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나.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개인의 문제가 조직문화로 비화돼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전 부사장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 사진=이원광 기자
조 전 부사장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1987년부터 1999년까지 대한항공 조종사로 근무했다는 이모씨(65)는 "땅콩 회항 사건은 대한항공의 잘못 중 세발의 피"라며 "헬리콥터 조종사에게 비행기 조종을 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을 내부고발하다 해고됐다고 주장하는 이씨는 "16년 동안 조양호 회장 집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며 "조 회장 부인이 집사 등에게 폭언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목격하거나 들었다. 조 전 부사장이 이를 그대로 배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부지검을 지나는 시민들도 조 전 부사장의 검찰 출두를 보기 위해 잠시 머무르기도 했다. 한 시민은 "네가 뭔데 항공법을 위반하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10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항공법,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항공기 회항을 지시하고 담당 사무장을 내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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