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역사 로케트전기, 기업회생 좌절…'존폐기로'(종합)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4.12.08 14:24

法 회생절차 폐지 결정…"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 없다고 판단"

/그림=로케트전기 홈페이지

'건전지 명가'로 알려진 로케트전기가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폐지 결정을 받으며 존폐기로에 섰다. 법원은 회사가 제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이에 대해 로케트전기 측은 회생절차 개시 재신청을 검토중이다. 이번 결정은 현재 진행중인 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로케트전기는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받았다. 법원은 회사 측이 지난 11월 최종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회생계획안에는 무상감자, 출자전환에 의한 신주발행, 유상증자, M&A(인수합병) 추진계획 등이 포함됐다. 통상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받을 경우 회사의 대응책은 크게 세 가지다. 결정취소를 위해 즉각 항고하거나, 회생절차 개시 재신청을 하거나, 파산하는 형식이다. 로케트전기 측은 "광주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재신청을 검토중"이라고 공시했다.

현재 로케트전기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여부에 관해 심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폐지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후 회사 대응책 등이 심의 내용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심의는 이달 말 이후 속개될 예정이다.

로케트전기는 지난 1946년 설립된 건전지 전문업체로 호남전기가 전신이다. 한 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며 '토종 건전지 명가'로 이름을 날렸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된 탓에 로케트전기는 1998년 국내 영업권과 상표권을 외국계 기업인 P&G(당시 질레트)에 약 8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질레트의 내수판매 물량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해왔다.

매각 대금으로 신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주문 생산만으로도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복안이었다. 그러나 예측은 빗나갔다. 이후 P&G가 자체 브랜드 제품인 '듀라셀' 홍보 강화에 나서고 로케트전지 주문량을 줄이면서 '토종기업'의 국내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외국 브랜드 제품에 밀린 로케트전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1998년 37%에서 2008년 14.4%까지 낮아졌다. 이후 사업보고서 상에 점유율 기재는 되지 않고 있다.

신규사업으로 진행했던 1,2차 전지사업 확대도 각각 중국 경쟁업체, 국내 대기업에 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2012년에는 영업손실액 1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후 적자 기조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2013년 영업손실액은 97억원, 2014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은 87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96억원(2012년)→787억(2013년)원→286억원(2014년 3분기)으로 감소했다.

2013년에는 불황 타개를 위해 바이오 신사업 진출 의지를 밝히고 지아이바이오가 소유하고 있던 뉴젠팜 지분(55.52%)을 150억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지아이바이오 최대주주 측이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돼 계획은 무산됐다. 지아이바이오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던 기업으로 알려지자 로케트전기 경영진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며 투심도 싸늘해졌다.

또 지난해 말 18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려 했지만 지속되는 재무구조 악화에 주주들이 반발, 결국 자금조달 계획을 철회했다.

로케트전기는 2013사업연도 감사보고서상 '의견거절'을 받았으며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아울러 올해 반기 연결재무제표 검토에서도 '의견거절'이 이어졌고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4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한편 회사는 지난 3월 생산장치 중 일부인 망간설비 기계장치 매각결정을 내린데다 7월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200억원대 사옥이 경매에 부쳐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차 신청될 회생절차안에 어떤 자구책이 포함될지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과는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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