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믿은 중소기업의 후회 "당하면 이미 늦어"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4.12.07 06:00

[취재여담]중소기업 노린 사이버범죄 기승..."구제 희박, 스스로 지켜야"

"중소기업들은 한 푼이 아쉬운 처지인데 참 답답하고 억울하죠"
"설마 세계 최대 쇼핑몰인데 이런 일을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경기가 어렵다보니 기업들은 작은 지출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맵니다. 대기업도 그런데 중소기업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기계나 부품, 원료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원가를 조금이라도 절감하려는 중소기업들을 노린 사이버 사기범죄가 최근 기승을 부립니다.

특히 세계 1위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포털사이트 알리바바에서 물품사기를 당한 국내 기업들의 사례가 속속 알려지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멀쩡한 샘플을 받고 만족해 대금을 지급했지만 주문한 원료를 받지 못한 기업도 있고 송금 후에 아무 것도 받지 못한 피해 기업도 있습니다.

사건을 취합한 경찰관은 "중소기업에게 그 돈이면 사람을 하나라도 더 고용할 수 있는데 안타깝고 즉각 범죄자를 잡을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의 피땀 어린 돈을 노리는 범죄는 비단 전자상거래 물품사기만이 아닙니다.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사기, 북유럽 기업을 사칭한 물품사기 등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사이버 범죄만 수십여건에 이를 정도입니다.

적게는 수천만원부터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피해 규모가 상당하지만 한 번 피해를 당하면 피의자 검거는커녕 소재와 신원을 파악하기도 힘든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경찰이 아무리 국제공조를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상당 시일이 소요되고 개발도상국은 자국 피의자 검거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금을 송금한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해도 들어주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피의자도 그곳의 '고객'이라는 이유로 영장을 요구하기도 하고 계좌동결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기발한 수법으로 온라인 사기를 저지르는 국제 범죄조직들은 그야말로 '첨단'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손쉽게 거액을 벌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은 이들에게 그야말로 '기회의 땅'입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아시아나 미국 등지에 화려한 빌딩 한 채를 통째로 임대해 기업형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들이 적잖다고 합니다.

반면 중소기업들의 보안의식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입니다. 아직도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첫 거래를 시도하고 별도 확인 없이 무역대금을 송금하는 일들이 관행처럼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혹시라도 회사가 문을 닫거나 대규모 피해로 크게 낙담하고 나쁜 마음을 먹는 사장님들이 생길까봐 솔직히 겁난다"는 한 경찰관의 말이 기억납니다.

많은 범죄가 사회적 약자를 타깃으로 하듯이 사이버 범죄도 보안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교묘하게 파고듭니다. 피해자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지만 구제 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보이스피싱,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 같은 트렌드성 범죄에 관심을 갖듯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유형을 숙지하고 보안을 철저히 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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