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 원어민 튜터의 실시간 영작 교정 서비스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 2014.12.02 08:20

[벤처스타]<18>채팅캣

편집자주 | 우후죽순 생겨나는 스타트업 사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벤처스타'들을 소개합니다. 에이스로 활약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미래의 스타 벤처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채팅캣은 제가 고통스러워서 만든 서비스에요"

스타트업이 듣는 조언 가운데 하나는 비타민이 아닌 페인킬러(진통제)와 같은 아이템으로 창업하라는 것이다. 단순히 좋기만 한 서비스 보다는 대중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영어작문 교정 서비스인 채팅캣(Chatting cat)은 토종 한국인 에이프릴 김(김용경·34) 대표가 미국회사에서 일하며 겪은 고충에서 출발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업인 IBM의 한국지사 마케터 직을 버리고 창업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가 처음 몸담은 곳은 게임 개발사 블루홀 스튜디오의 북아메리카 해외 자회사인 엔 매스 엔터테인먼트(En Masse Entertainment)의 마케터 자리였다. 장병규 대표가 500억원을 투입해 온라인 게임 '테라'를 개발하는 등 규모상 스타트업은 아니었지만 김 대표가 사이트 구축과 고객 응대 등 탄탄하게 짜인 대기업 프로세스와는 다른 스타트업의 프로세스를 익힌 때였다.

한국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졸업한 김 대표에겐 부족한 영작 실력이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사이트를 구축하며 간단한 메시지 한 문장조차 자신있게 쓸 수 없었다"며 "이 명사 앞에 관사가 들어가는지 또 여기선 이 글자를 대문자로 써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고 매번 미국인 동료들에게 첨삭을 받으며 내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미 MBA 과정 중 첫 창업을 결심한 때 김 대표는 채팅캣 서비스를 떠올렸다. 자신처럼 영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김 대표는 "특히 한국인들은 콘텐츠가 훌륭함에도 이를 영어로 표현하는 데 자신감이 부족하다"며 "채팅캣을 통해 영작에 자신감이 붙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채팅캣은 비영어권 사용자가 원어민 튜터(강사)로부터 첨삭을 받도록 돕고 있다. 사용자가 웹 사이트와 앱 창에 영어문장을 작성해 제출하면 온라인에 접속한 튜터들이 실시간으로 교정 답안을 보내온다. 첨삭본이 마음에 들 경우 미리 구매해 적립해둔 쿠폰인 캣닙(Catnip)을 70 글자 당 1개씩 튜터에게 지불한다. 첨삭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엔 캣닙의 반값을 재지불하고 다른 튜터들로부터 재첨삭을 받을 수 있다.

첨삭 서비스인만큼 튜터 자격이 엄격히 관리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500여명의 미국, 영국 국적의 원어민 튜터들은 자격시험을 통과해 선정됐다. 실제 오류가 있는 영문장을 주고 이를 교정하도록 해 실력을 평가한다. 주로 퇴직한 교사 출신이 많고 돈 보다는 첨삭의 재미 때문에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튜터 선정 후에도 2주치 튜터들의 답변을 일일이 검수해 모니터링 한다. 김 대표는 "튜터가 서비스 질을 좌우하는 만큼 앞으로 튜터 선정 시험의 수준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팅캣의 장점은 4.99달러(약 5천원)에 캣닙 50개, 9.99달러(약 1만원)에 100개, 19.99달러(약 2만원)에 200개로 저렴한 가격에 실시간 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문장을 올리면 온라인에 접속한 튜터 중 이를 가장 빨리 발견한 이가 문자을 맡아 첨삭을 보내오는데 김 대표의 서비스 시연 중에는 1초 만에 튜터가 문장을 잡아 몇초 내로 '오류가 없다'는 첨삭을 보내왔다. 보통 빠르면 5분, 길면 1시간 안에 첨삭본을 받아볼 수 있다. 자신이 쓴 문장과 교정본을 비교해 학습효과도 있다.

지난 8월 창업 후 사용자수가 1만명에 머물렀던 채팅캣은 최근 한 방송사의 창업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하며 2주 사이 2만명으로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웹 기반으로 운영하던 중 방송에 맞춰 급히 런칭한 앱에도 한꺼번에 많은 이들이 몰렸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 김 대표는 "많은 사용자들이 앱이 구동되지 않아 실망하셨을 것"이라며 "바로 복구 했지만 많은 찾아주셨는데 제대로 준비되지 못해 송구스럽고 아쉬웠다"고 말했다.

방송 이후 채팅캣 인지도가 상승하며 김 대표를 찾는 곳도 많아졌다. 지난 주엔 스타트업 여성 대표로 창조경제박람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트업 부스 탐방 수행을 맡기도 했다. 투자사와 파트너사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 대만, 필리핀 등 여러 글로벌 투자사와 파트너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서비스 업그레이드와 고객 응대로 바빠 팔로업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개발자 인력을 충원해 서비스 질을 향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채팅캣은 처음부터 글로벌 진출을 겨냥했다. 현재는 사용자의 70%가 한국인인 만큼 한국인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점차 일본, 중국 등 사용자 맞춤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또 서비스 언어도 확장해 영어 뿐 아니라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도 런칭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향후 3~4년 안에 중국어 원어민이 중국어 문장을 첨삭하는 서비스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사람들이 외국어 사용에 자신감을 갖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채팅캣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에이프릴 김 채팅캣 대표/사진=채팅캣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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