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문건속 '십상시(十常侍)', 삼국지선 조조에 도륙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조성훈 기자 | 2014.11.29 11:51

문건,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 + 핵심 7인 후한말 '십상시'에 비유

세계일보는 28일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 문건을 입수해 정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핵심 비서관 등과 정기적으로 만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 등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사진=세계일보 제공


박근혜정부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59)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건에 등장한 '십상시(十常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세계일보가 28일 입수해 보도한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란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10명과 월 2차례 가량 서울 강남 모식당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 등을 퍼뜨리도록 유도했다.

특히 문건에선 이들 10명에 대해 '십상시'란 표현을 썼다. 문건에 등장한 십상시는 박 대통령 주변에 10명으로 구성된 비밀 모임이 있고, 이들이 국정운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십상시란 중국 후한 영제 때 국정을 농단했던 장양, 조충, 곽승 등 10명의 환관을 뜻한다. '후한서'에 따르면 십상시들이 많은 봉토를 거느리고 부모형제도 모두 높은 관직에 올라, 그 위세가 대단했다. 특히 그들의 곁에서 훈육된 영제는 십상시의 수장인 장양(張讓)을 아버지, 부수장인 조충(趙忠)을 어머니라 부르며 따랐다고 한다. 어린 황제는 십상시의 농간으로 주색에 빠져 국정을 소홀히했다. 이후 천하는 '황건적의 난'과 같은 난세로 접어들었다. 십상시의 폭정은 소설 '삼국지연의'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십상시들은 영제의 사망뒤 후사를 도모하려 당시 황태자의 외숙이던 대장군 하진을 죽였으나 조조 등 그의 부하들에게 도륙된 것으로 삼국지연의는 기록하고 있다.

이번 문건에 등장하는 10명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핵심 실무를 맡았던 이들이다. 이들은 박근혜 캠프에서 정무, 일정, 인물 영입 등 전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에도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고(故) 이춘상 보좌관이 '핵심 4인방'으로 불렸다. 이들 4인방은 1998년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4~5급 보좌관·비서관 등으로 채용됐고, 이후 지근거리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2012년 9월 당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한 뒤 그 내용을 알려준 것도 이들 4인방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환관 권력이 너무 세다"며 보좌진 퇴진론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대선 직전 이춘상 보좌관이 교통사고로 숨진 뒤 다른 세 명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 비서관에 임명됐고, 남은 3명은 '문고리 권력 3인방'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문건은 또 이들 3인방과 더불어 청와대 정무수석실·홍보수석실 등에 근무하는 행정관 3명과 전직 행정관 2명, 대선 캠프 실무진 2명을 십상시 멤버로 꼽았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4. 4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5. 5 "40억→135억 됐다"…김수현 3채 보유한 이 아파트, 어디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