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예견됐던 일" …차기 행장 영향은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4.11.28 19:12

"통매각 한계 확인", 과점주주 가능성에 반색…행추위 "민영화 지켜보겠다" 변수될 듯

28일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의 유효경쟁이 무산되면서 네 번째 민영화 시도가 수포로 돌아갔지만,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표정이다. 오히려 '통매각' 민영화 방식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새로운 매각 방식 모색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또 민영화 무산이 눈 앞으로 다가온 차기 은행장 선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예금보험공사의 "유효경쟁 불발" 발표 후 우리은행 직원들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민영화 얘기가 나온지 10년이 넘은 마당에 또 한 번의 무산 소식은 그리 새삼스럽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보와의 업무협약(MOU) 탓에 임금도 경쟁사에 비해 적은데 계속 MOU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신뢰할 수 없는 자본에 팔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내부적으론 "주인있는 은행"을 강조했던 금융당국의 매각 방식에 한계가 드러난 것을 은근히 반기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른다'는 공식적인 입장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못해도 과점주주 체제의 '주인없는 은행' 체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단일 대주주에게 경영권을 넘어가면 '기업금융의 강자'라는 우리금융의 색깔이 옅어질 수 있고, 강도 높은 임직원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많은 지분을 빨리 매각할 수 있는 '쪼개기' 방식의 민영화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민영화 무산이 현재 진행 중인 차기 은행장 선임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관심사다. 당초 이순우 현 행장의 연임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광구 부행장이 급부상하면서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전날 회의에서 "우리은행 매각 예비입찰 결과를 지켜본 후 다음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민영화 결과가 차기 행장 추천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금융권에선 민영화 무산이 이 행장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 행장이 지방은행·증권 계열 등 은행을 제외한 민영화 작업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매각 방식 선정 등 민영화 무산의 핵심 원인은 금융당국의 몫이기 때문에 이 행장의 입지에는 이상이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우리은행 행추위는 다음달 5일 후보군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후, 9일로 예정된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행장 후보는 이 행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다음달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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