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윈윈 빅딜'? 채권투자자는 '울상'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4.11.27 15:49
'윈윈 거래'로 평가되는 삼성과 한화그룹간 계열사 매매거래가 회사채 시장에는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삼성테크윈을 중심으로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채권값이 떨어지는 만큼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채권 투자자들은 채권값 하락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7일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각각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뜻은 향후 6개월~2년 사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는 삼성 계열사들의 한화그룹 매각 소식이 알려진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내려진 조치다.

등급 변동의 핵심은 삼성의 '후광 효과'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한다는 데 있다. 임택경 한국기업평가 평가2실 실장은 "감시장비와 정공 등 일부 사업은 과거 삼성전자에 모태를 두고 있는 사업들로 직간접적으로 '삼성' 브랜드 효과를 향유해 왔다"며 "한화그룹 편입으로 일부 사업 역량 약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삼성토탈의 경우 사업 특성과 성장 과정을 감안할 때 삼성 계열사로서 이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이번 거래가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외부차입, 업황 전망 등을 감안해 신용등급 전망이 역시 하향 조정됐다.

한화그룹이 전날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등을 인수한다고 밝히자 신용평가사를 비롯한 증권사 세일즈 및 크레딧 리서치 부서에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채권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현재 삼성테크윈의 경우 3500억원, 삼성토탈은 1조8500억원의 미상환 채권 잔액이 있는데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채권평가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함께 한화그룹에 인수된 삼성종합화학은 회사채 발행잔액이 없다.


현재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은 AA인데 반해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신용등급은 A로 세 단계나 차이가 난다. 한화케미칼은 A+, 한화에너지의 경우 AA-로 각각 두 단계와 한 단계씩 신용등급이 낮다. 전날 3년물 기준 AA등급 회사채 민평금리는 2.342%, A등급 민평금리는 3.055%로 시장금리 차이가 현저하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의 신용등급 레벨에 명확한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신용등급 조정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대형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화그룹의 지원여력 및 신인도 등을 따져볼 때 삼성그룹과 신용도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회사채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지는 않고 있는데 내놓아도 체결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수주체인 한화와 한화케미칼의 회사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각각 8400억원과 5081억원의 인수대금을 분납해야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재무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채권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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