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매각 불발 가능성…우리금융 민영화 결국 '미완'?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4.11.26 15:00

교보생명·안방보험 등 입찰 불참 가능성… 유효경쟁 성립돼도 승인 어려워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회위원장이 지난 6월23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우리은행매각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자위는 이날 우리은행매각방안으로 정부 보유 지분 56.97% 중 30%는 일반 경쟁 입찰, 나머지 26.97%는 희망수량 경쟁 입찰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홍봉진 기자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퍼즐인 우리은행 매각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한 인수후보 중 한 곳이었던 교보생명은 미적거리고 있고 안방보험 등 외국계 후보의 움직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하지만 교보생명, 안방보험 모두 우리금융 민영화의 원칙 중 하나인 '금융시장 발전'이라는 잣대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결국 이들이 입찰에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된다 하더라도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적거리는 인수 후보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5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 매각 입찰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신창재 회장이 직접 참여해 4시간여의 걸쳐 회의를 계속했지만 결론은 없었다. "입찰 전까지 아직 협의를 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는게 이유였다.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입찰 마감 직전인 27일경에 다시 경영위원회를 열어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중국 안방보험의 진의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 굴지의 로펌의 자문을 받고 있고, 최근 외국계 A 증권사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했다는 말만 들리고 있다.

이밖에 외국계 사모펀드(PEF) 한 곳이 더 우리은행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유효경쟁 성립해도 매각 불발 가능성 커= 정부는 "입찰 상황을 끝까지 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리은행 매각은 결국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교보생명이든 안방보험 등 외국계 자본 모두 우리은행의 인수후보로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라는 개인이 주인인 회사다. 물론 교보생명 단독이 아닌 컨소시엄 형태로 우리은행을 인수하겠지만 차후 신창재 회장 중심으로 지분이 정리될 수밖에 없다. 개인 대주주 은행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금융의 공공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감안하면 대형은행을 개인에게 매각한다면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다. 국내 대표적인 시중은행을 외국계에 매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해외 자본을 차별할 수는 없지만 국민 정서가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교보생명, 안방보험 등이 미적거리는 이유도 이같은 난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교보생명, 안방보험 모두 입찰에 참여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앞으로 '은행 인수 부적격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니게 돼 앞으로 다른 M&A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며 "그럴 바에는 아예 입찰을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되는 마당에 정부가 안방보험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교보생명이 입찰을 포기하면 유효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설사 유효경쟁이 성립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현재 거론되는 인수후보들을 부적격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3대 원칙 중 하나인 '금융시장 발전'은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다"며 "어떻게 갖다 붙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수지분 매각에 주력= 금융당국은 오히려 희망수량경쟁입찰로 진행되는 소수지분 매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미 연기금, 보험사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리은행은 우리사주조합과 사모펀드 등으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충성고객들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2개 정도 만들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수지분 매각의 흥행 여부는 이번 주 우리은행의 주가 움직임에 달려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주가 차이를 노리고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은행 주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 19일 1만5400원에 재상장된 이후 계속 하락해 1만1000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한편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입찰 당일인 2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매각 예정가 및 인수후보들에 대한 평가기준을 확정한다. 공자위 관계자는 "28일 오후에 회의를 열 예정이다"며 "공정한 매각을 위해 공자위도 입찰 마감 상황을 알지 못하는 시점에 결론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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