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상품 우습게 보지마라" 10조 시장으로 컸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4.11.25 06:15

제품 교체 빨라지며 '신상 같은 중고' 인기…옥션·11번가 등 오픈마켓 중고거래 특화 경쟁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이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가격이 훨씬 저렴한 신상품 같은 중고상품을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불황 맞아 '새 것 같은 중고' 수요 급증=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션이 운영하는 '중고장터'의 올해(1~10월) 매출은 지난해대비 120% 늘었다. 특히 중고장터 모바일 앱 개편 이후인 6~10월 월평균 거래량은 이전(1~5월)보다 300% 증가했다. 의류와 패션잡화, 운동화 등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에 달할 정도로 패션상품 거래가 강세다.

카메라와 휴대폰, 노트북, TV, 냉난방기 등 가전은 물론 등산·캠핑·낚시와 자전거·헬스·스포츠 등 취미 카테고리 상품의 인기도 뜨겁다.

11번가도 중고상품 거래 코너인 '중고스트리트'의 매출이 올 들어 55%나 늘었다. 등록 판매자 수는 3000여명으로 판매물품 개수만 100만개에 달한다. 중고스트리트에서는 가전·디지털 기기의 거래가 유독 활발하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은 하루 평균 4000만원 이상 매출이 발생할 정도다. 최근에는 오토바이를 비롯해 명품 가방과 명품 의류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10조원 규모다. 이중 온라인 거래비중이 80%를 차지한다. 이처럼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은 빈번한 신제품 출시와 짧은 유행 등으로 제품 사용주기가 짧아지면서 '새 것 같은 중고상품'이 늘었기 때문. 그만큼 소비자가 느끼는 중고거래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가벼워진 셈이다.


온라인 중고거래 증가는 불황이 짙어진 한국 내수시장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최근 옥션이 설문조사 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8%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중고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모품으로 새것을 구매하기 아까워서'라는 응답도 15.2%였다. 이는 꼭 사야할 물건이라도 더 저렴한 것을 찾다보니 중고상품을 마다하지 않는 소비세태를 반영했다.

◇오픈마켓 '신뢰도·안전거래' 내세워 중고시장 공략=이처럼 위축된 소비심리를 읽은 오픈마켓들은 신뢰도와 거래 안전성을 무기로 중고장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옥션과 11번가의 '에스크로 안전결제 서비스' 같은 것이 단적인 예다. 이 서비스는 구매자의 결제 대금을 제3자에게 예치하고 있다가 배송이 정상 완료된 후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안전장치다. 주문 상품을 받지 못해 돈을 떼이거나, 엉뚱한 상품을 받는 등의 소비자 피해를 해결해준다.

옥션은 지난 6월 중고장터 모바일앱을 개선하면서 상품 등록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3분 내로 상품 등록이 가능하게 했다. 관심 키워드를 등록해 놓으면 원하는 제품이 등록될 때 실시간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안심구매서비스'도 도입해 상품 구매 후 30일 내에 제품 이상이 발견되면 수리비용을 최대 11만원까지 보상해준다.

옥션 관계자는 "상품가치가 있는 중고제품을 판매하려는 판매자와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연결해 주는데 오픈마켓만한 거래 플랫폼이 없다"며 "결제와 배송에 이르기까지 중고제품도 소비자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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