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반4세가 건축가를 죽였다는 설이 나온 이유

머니투데이 공영희 소설가 | 2014.11.21 06:47

[공영희의 러시아 이야기]<34>모스크바의 상징 '성 바실리사원'의 아름다움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사필귀정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국가나 개인도 마찬가지며 흥망이 있다는 것은 태어남과 죽음이 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계사를 통틀어 봐도 이런 역사들은 반복되어 계속되어지고 지속되고 있다. 아마 이런 역사는 지구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러시아도 참으로 부침이 많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하긴 어느 나라고 각자 고유의 이름을 가진 나라들은 이런 부침을 통해 성숙되어지고 발전하고 번영할 것이다. 그리고 항상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반목과 갈등은 싸움으로 번지고 현대는 모래사막에서 복면을 한 채 무지막지한 칼을 흔들어대는 형국에까지 이르렀다.

옛 동유럽의 중심지였던 러시아(키예프공국-우크라이나 지역))도 몽골제국이 동유럽을 침범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징기스칸의 손자 “바투”가 15만의 기마군단을 대동하여 1380년 9월 모스크바 공국과 헝가리, 폴란드 지역까지 우랄산맥을 넘어 기세등등하게 점령을 해버린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의 의견은 몽골족의 침입은 러시아 제국 중심부를 점령하지 못하고 주변부를 지배했다고 보며 이는 곧 역사적, 지리적 핵심문명이 아니라 역사의 주변에 속했다고 말한다.

이것은 역사학자들의 이야기고 실제로 러시아의 몽골제국 지배는 무려 150년이나 계속되면서 러시아(키예프공국)의 체면은 무참히 짓밟혔고 서민들의 삶 또한 곤궁하지 그지 없었다고 한다.

1389년 러시아의 디미트리 돈스코이가 사망하고 그의 아들 바실리가 몽골제국 킵차크 칸의 승인없이 러시아 대공으로 앉게 된다. 그 이후 바실리는 이를 갈면서도 때대로 많은 조공을 칸에게 바쳐야 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1480년에는 모스크바의 이반 3세가 킵차크에 대한 충성을 공식적으로 거부하고 양국은 총력전을 벌이며 사생결단의 전투를 하게 된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몽골족의 러시아 지배는 끝을 맺고 150여년을 피지배자로 살았던 아픔과 설움의 세월에 종막을 고한다.

몽골 지배 밑에서 키예프공국의 영광스런 문화유산이 많이 파괴되었고 나라 발전이 지체되었으며 서유럽과 비잔틴과의 단절을 초래한 불후의 시간들이었다. 몽골은 이처럼 러시아인에게 씻을 수 없는 역사의 오점을 남겼고 쓰디쓴 고통의 세월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러시아는 이런 고통을 감수하며 서서히 도약을 하게 되고 15-17세기 대내외적으로 정복활동에 나서게 된다. 정복활동을 통해 조금씩 부강해지며 드디어 모스크바를 수도로 러시아 제국 전성기에 이르게 된다. 러시아 황제 이반 4세는 몽고와 카잔 등을 정벌하고 시베리아 영토까지 접수하며 이런 전승기념을 위해 이반 4세는 모스크바 중심부에 있는 붉은 광장에 “상트 바실리 대성당“을 축조한다.


“바실리 대성당”은 화려한 비잔틴 양식과 슬라브족 고유의 문화와 정신을 닮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 세계의 모든 관광객들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이 곳이지 않을까 싶다. 원래 붉은 광장은 아름다운 광장이었는데 붉은 적갈색의 벽돌로 깔려 있어 이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성 바실리 사원”이 더욱 유명하게 된 것은 이반 4세가 완공된 건축물을 보고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다시는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건축가의 두 눈을 뽑아버렸다는 이야기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 몸이 오싹해지고 섬뜻해지면서도 붉은 광장과 바실리 사원을 많이 가봤으며 광장을 거닐 때마다 그 이야기가 되살아났다.

붉은 광장에는 관광객 뿐 만이 아니라 자국의 러시아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신혼부부가 사진을 찍기 위해 찾기도 한다. 붉은 화강암으로 잘 지어진 레닌의 묘가 있고 러시아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굼 백화점도 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사람들로 붐빈다. 역사박물관과 크레믈린 궁전의 시계탑도 일품이고 다른 형태의 아주 예쁜, 흰색으로 칠해 백색의 성차람 보이는 우스펜스키 사원도 있다. 성 바실리 사원 근처는 이처럼 아름다운 조합의 건축물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성 바실리 사원”은 붉은 색을 기본으로 흰색과 오렌지색, 하늘색, 초록색 등으로 갖은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앙증맞고 사랑스럽다. 사원 안을 들어가 보면 아주 작은 성에 들어와 숨박꼭질 하는 느낌이다. 좁은 계단을 따라 가는 길은 더더욱 술래잡기 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만 같다. 지붕은 크고 작은 9개의 탑으로 탑마다 독특하게 자신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모두 이슬람의 터번처럼, 혹은 양파처럼 둥글고 끝은 뾰죽하면서 대칠을 이루지 않고 개성적으로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혹자는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라고도 표현하며 이 사원은 건축물이 아니라 조각품이라고 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며 아름다운 “성 바실리 사원”은 올해로 453년이 되었다. 설움과 압박에서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목적으로 1555년에서 1560년에 지어진 건축물이 이제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다.

오죽하면 이반 4세가 이보다 더 아름다운 건축물이 나올까 싶어 지레 겁을 먹고 고심초사하며 건축가를 죽였다는 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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