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보다 수익률 높은 채권혼합펀드, 인기 짱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 2014.11.20 16:46

퇴직연금·롱숏·공모주펀드로 자금유입

국내 증시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혼합형 펀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주면서 주식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채권혼합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설정액은 연초이후 1조344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설정액은 2012년말 4조8130억원에서 지난해말 6조9232억원으로 43%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8조2680억원으로 작년보다 19% 늘었다. 반면 올들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연초이후 3조1502억원, 6%가 줄어든 48조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형 펀드는 자산의 최소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반면 채권혼합형 펀드는 자산의 50% 미만을 주식에 투자해 채권투자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채권혼합형 펀드는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은 다소 포기하더라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채권혼합형 펀드가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5년 평균 수익률은 23%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5년 평균 수익률 19.69%를 상회하고 있다. 1년과 3년 수익률에서도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는 각각 3.15%, 11.43%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2.89%와 5.17%를 앞지른다.

채권혼합형 펀드의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를 앞지른 이유는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글로벌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채권 가격이 장기간 강세를 계속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채권으로 기본 수익을 보장 받는 가운데 주식 투자로 추가 수익을 얻으면서 주가 등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앞지렀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채권혼합형 펀드 중에서는 동양퇴직연금중소형고배당40자 1(채혼)가 연초 이후 11.24%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고 동양재형중소형고배당50자 1(채혼)(9.94%), KTB스마트시스템트레이딩 1[채혼-파생]_CW(9.48%), 하이실적포커스30 1[채혼]A(9.3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다양한 주식 투자 전략으로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작년과 올해 인기를 끌었던 롱숏펀드들은 대부분 채권혼합형에 속한다. 올해 출시된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자 1(주혼)종류A와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자 1(주식)종류A로는 각각 2557억원과 460억원이 들어왔고 작년말 출시된 KB코리아롱숏자(주혼)A 클래스로는 928억원이 유입됐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위험자산 최대 편입비로 유형을 나누기 때문에 롱숏펀드가 주식형, 주식혼합형으로 분류되지만 제로인에서는 실제 위험자산 편입비를 기준으로 유형을 분류하기 때문에 채권혼합형에 포함된다. 제로인에서는 이들 펀드가 롱숏전략으로 인해 실제 위험자산 편입비중은 30%이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들어 열풍을 일으킨 공모주 펀드도 채권혼합형 펀드에 포함된다. 동부단기국공채공모주 1[채혼]종류A로는 올해 1087억원,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혼] Class A로는 559억원, KB국공채공모주플러주(채혼)A클래스로는 234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퇴직연금의 투자한도 제한도 채권혼합형 펀드의 자금몰이에 한몫했다.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 가입자의 경우 주식 투자 한도가 40%로 제한돼 있어 주식형 펀드에는 투자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채권혼합형 펀드가운데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의 설정액이 연초이후 2977억원 늘면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밖에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 1(채혼)과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자(채혼)C형도 각각 2256억원과 2164억원씩 자금이 늘었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퇴직연금 펀드가 주로 채권혼합형으로 구성돼있어 채권혼합형 펀드로는 앞으로도 돈이 꾸준히 들어올 것"이라며 "채권혼합형 펀드에 투자할 때는 어떤 유형의 주식형 모펀드에 투자하는지 유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권혼합형은 채권형 모펀드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주식형 모펀드에서 얻는 손익에 따라 성과에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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