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을 하루 앞둔 20일, 대형 온라인 서점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대형 서점들이 유례없는 폭탄 세일로 책을 무더기로 내놓자, 평소 책 구입에 망설이던 이들조차 한꺼번에 몰리면서 온라인 서버가 수차례 다운되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최소 50%부터 최대 90%까지 할인율이 적용된 책들 때문에 베스트셀러 순위도 요동쳤다. 이날 인터넷 서점 알라딘 주간 베스트셀러 1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현재 반값에 팔리고 있는 이 책은 10월 4째주 31위에서 한달 만인 20일 1위로 수직 상승했다.
할인율이 15%인 신간 ‘비밀의 정원’과 할인율 10%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한달 동안 주간베스트셀러 5위내에서 상위권을 지켰으나, 20일 폭탄세일의 여파로 각각 11위, 63위로 밀려났다.
알라딘에서 반값 할인이 가능한 구간 목록에는 ‘미생’(40%), ‘총,균,쇠’(50%), ‘상처받지 않을 권리’(60%), ‘처음 읽는 서양철학사’(50%) 등 인기품목들이 대거 나열돼 있다.
YES24, 알라딘 등 온라인 대형 서점과 인터파크, G마켓 등 오픈마켓은 최대 90% 폭탄세일 등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통해 책 구매 열기에 부채질을 했고, 온라인 서적 매출도 덩달아 껑충 뛰어올랐다.
YES24의 최근 1주일(13일~19일)간 도서 판매 증감률을 살펴보면, 전월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의 최근 1주일 주문수량은 전월 대비 205% 늘어났으며 판매액 기준으로는 242%나 증가했다. 온라인 교보문고의 이번 달(1일~19일) 도서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YES24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책 상위권에는 만화 ‘미생’ 전권 세트, ‘셜록홈즈’ 전집 세트 등 세트도서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층 버스’ ‘로보카 폴리 놀이북’ 등 유아·어린이용 서적이 올라와 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같은 유명작가의 책이나 ‘총,균,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베스트셀러도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윤 대리는 “현재 책 구매자가 몰리는 것은 앞으로 당분간은 책을 사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의 의지로 읽힌다”면서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에는 적어도 20~30% 가량 구매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지연 인터파크 과장도 “11월 들어 도서 매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며 “책을 잘 사지 않는 구매자들까지 집중됐기 때문에 시행 이후에는 판매량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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