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악화…부품 협력사 단가인하 '살얼음'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 2014.11.24 17:09

삼성 등 실적악화에 협력사 납품단가 인하폭도 커져…스펙 향상·조달 처다변화 등 노력 절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이 시름에 빠졌다. 국내 휴대폰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단가인하 압력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24일 삼성전자에 휴대폰 부품을 공급하는 A사 관계자는 "삼성에 납품하는 제품들의 단가 인하 폭이 상반기 분기당 5∼6%에서 하반기 6∼7%로 높아졌다"며 "최근 진행한 내년 1분기 납품단가 협상도 6∼7% 인하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년 1분기 납품단가 인하 폭이 더 커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지만, 삼성이 이전보다 단가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단가를 맞추려면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부품 협력사들과 통상 분기에 한번 납품단가 협상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2015년 1분기에 조달할 부품 단가를 올해 11월 중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에 조달할 부품과 관련, 현재 협력사들과 순차적으로 납품단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 납품단가 인하 폭은 올해 4분기 수준이거나 혹은 그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에 가전용 부품을 공급하는 B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모든 분기를 합쳐 연간 15% 정도 단가 인하가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는 단가 인하가 20% 수준으로 진행됐다. 내년에도 분기마다 높은 수준의 납품단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단가 인하 요구가 강해진 것은 최근 실적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8조49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4조600억원으로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


LG전자 협력사들 역시 납품단가 인하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에 휴대전화 부품을 공급하는 C사 관계자는 "LG전자도 분기에 한번 납품단가 협상을 하는데 삼성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이유로 단가 인하도 삼성보다 통상 1%포인트 정도 더 요구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LG 등 전자업종 대기업과 협력하는 부품업체들은 내년에도 높은 수준의 단가 인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가열된 반면, 스마트폰 시장 자체는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협력사들은 공급하는 부품 물량은 줄어드는데 납품단가는 더 떨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품 협력사들은 기술혁신을 통해 제품의 스펙을 높여 단가 인하 폭을 줄이는 게 최선"이라며 "원재료 구매처를 다변화하고 그동안 추진해온 신사업에서 서둘러 성과를 내는 등 방법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샤오미와 화웨이, 레노버 등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완성품 업체들과도 거래 물꼬를 트고,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가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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