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도 사먹기 힘든 '허니버터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4.11.20 13:21

정명교 해태제과 연구소장 "자식과 다름없는 과자 계속 개발할 것"

24년차 '해태맨' 정명교 해태제과 연구소장(52)은 요즘 한국에서 가장 바쁜 인물 중 한 명이다. 쇄도하는 인터뷰에 몸은 녹초가 되지만 마음만은 즐겁다. 1년9개월간 연구를 거쳐 세상에 내놓은 자식같은 '허니버터칩'이 돌풍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허니버터칩은 이젠 정 소장도 구하기 힘든 제품이 됐다. 개발팀 6명을 이끌고 허니버터칩을 탄생시켰지만 동이 난 물량 탓에 편의점 등 판매처에서 보기 어려운 자식이 됐다.

강원 원주 문막공장에서 3교대 24시간 '풀가동'을 해도 물건이 모자란다. 제품을 구하기 힘들어 중고거래사이트에 웃돈을 붙인 매물이 등장할 정도다. 해태제과는 지난 8월 출시 이후 110일만에 순매출 103억원을 달성했다. 한 달에 10억원 순매출이면 성공으로 치는 제과업계에서 불과 3달 남짓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으니 대박 중에 '초대박'이다.

"이렇게 빠른 반응을 보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출시 전이던 지난 6월에 소비자 1000명을 상대로 블라인드테스트를 했을 때 90% 이상이 허니버터칩을 고르면서 성공에 대한 희망은 있었는데, 이렇게 반응이 빠르고 강할 줄은 몰랐어요."

허니버터칩은 거창한 광고 대신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며 인기를 모았다. SNS에서는 최근 연예인들도 가세해 후기와 구입 경로 등을 올리며 '허니버터칩 '찬양에 나선 상태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 태생'인 감자칩은 짠 맛이 기본 베이스입니다. 제품별로 다른 것이 나오긴 해도 '감자칩=짠 맛'은 변하지 않는 명제였습니다. 일본 가루비사에서 시즌 한정판으로 나오는 행복버터맛칩이 고소한 맛을 담고는 있지만 단 맛은 덜한 편이죠. 연구 결과 한국인은 단맛을 좋아하는데 이 같은 요소를 접목시켜 보고 싶었어요."


짠 맛 중심의 감자칩 시장에서 단 맛을 넣은 허니버터칩이 트렌드를 바꿀 수 있을까. 정 소장은 조금씩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허니버터칩은 한국적 감자칩이라고 감히 부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한국형 감자칩'인 셈이죠. 섣불리 용단하긴 힘들지만 허니버터칩을 필두로 한국형 감자칩 시장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 입맛에 맞는 감자칩 시장이 열리게 될 겁니다."

그는 허니버터칩 이후 '저염 과자'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정부는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캠페인에 걸맞는 소금이 적게 들어간 과자를 개발해 국민 건강에 일조할 방침이다.

허니버터칩에 이은 '비장의 무기'도 개발을 타진하고 있다. "맛있는 과자를 위한 도전은 중단할 수 없죠. 기업비밀이라 밝히기는 어렵지만 '비장의 무기'를 위한 도전은 멈출 수 없어요. 허니버터칩은 당초 '롱런'을 겨냥해 만든 제품입니다. 자식과 다름없는 과자를 계속 만들어 낼 겁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3. 3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오늘부터 자녀장려금 신청
  5. 5 '비곗덩어리' 제주도 고깃집 사과글에 피해자 반박…"보상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