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비지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평범한 삶을 살던 32세 여성이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자신이 죽을 때 어떤 부고가 날까를 생각하다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다간 결코 이승에서의 삶에 만족하거나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새비지는 결혼생활을 포함, 자신에게 행복을 준다고 믿던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모험을 시작했다. 대양을 횡단하면 어렸을 때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던 평범한 자신이 강연, 언론사인터뷰, 영화, 도서 등을 통해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외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새비지는 책 ‘로잉’(rowing)에서 7m 길이의 '로 보트'(rowboat·노젓는 힘을 동력으로 삼아 항해하는 선박)에 몸을 싣고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노를 저어(rowing) 바다를 가른 항해여정을 들려준다. 자신이 한 3대양 횡단 중 2007~2010년의 태평양 횡단 이야기다.
“방금 전 선체가 360도 회전을 겪은 것 치고는 바깥 상황이 크게 나빠 보이지 않았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대서양 위에서 103일간을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모든 물건을 배에 고정시켜뒀던 덕분이었다.”
“바다에서 마주하는 광경이란 끝없을 정도로 다양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매일 하늘과 바다, 보트밖에 볼 수 없는 것이기도 해서 때로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새비지는 때로는 거센 파도와 싸우고 때로는 단조로움을 즐기면서 8년 동안 2만4140km에 달하는 바다를 갈랐다. “평생 동안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삶 보다는 비록 다소의 고통이 따를지언정 환상과 착각들로부터 깨어나 살아가는 편이 낫다”고 한 여류작가 케이트 쇼팽의 말을 빌려보면 새비지는 적어도 환상과 착각에서 깨어나 자신의 삶을 살아본 것이 아닐까.
◇Rowing로잉=로즈 새비지 지음. 김 경 옮김. 영혼의 날개 펴냄. 381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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