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기침체 쇼크… '아베노믹스' 원점으로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차예지 기자 | 2014.11.17 17:02

3Q 성장률 연율 -1.6% 2년 만에 재침체… 도쿄증시 3% 급락, 엔/달러 117엔 돌파

일본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또다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장기불황 탈출을 목표로 한 경기부양책,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내걸고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한 2012년 말의 상황으로 되돌아갔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경제가 재침체에 빠진 것을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보는 분위기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성장률 쇼크'로 이날 도쿄증시 투자자들이 도취에서 깨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가 1주일 만에 1만7000선 밑으로 추락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 급락한 1만6973.80을 기록했다.

이날 일본의 3분기 GDP(국내총생산)가 발표된 직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17엔을 웃돌아 2007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엔화 가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3분기 실질 GDP(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4%, 연율 기준으로는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 연율로 7.3% 감소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위축됐다. 통상 성장률이 2분기 이상 마이너스 행진하면 경기침체라고 한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2012년 말 이후 2년 만에 또다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일본의 재침체를 예상하지 못한 금융시장은 깜짝 놀란 눈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전에 18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일본의 GDP가 3분기에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3분기 성장률(연율)이 평균 2.25%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소비가 0.4% 증가하며 지난 2분기의 5% 감소에서 반등했지만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한 데 따른 수요 부진 파장이 완화됐지만 여름의 좋지 못한 날씨와 물가상승 부담으로 회복세가 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등 소비재를 둘러싼 수요 침체가 여전하고 주택투자도 6.7% 감소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세율 인상 파장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본 정부가 내년에 단행할 예정이었던 소비세율 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지표를 보고 예상대로 내년 10월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인상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는데 전문가들은 소비세율 인상 시기가 일단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정부가 소비세율 인상에 적극적인 것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세수 확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GDP의 2배가 훌쩍 넘는 공공부채를 짊어진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재정균형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소비세율 인상이 늦춰지면 안 그래도 일본 재무성이 자신 없어 하는 재정균형 목표 달성은 더 어려워진다. 일본 재정을 둘러싼 경계감은 일본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이날 엔화 약세(엔저)가 가속화한 이유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으로 난국 타개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일본의 3분기 성장률을 확인한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음 달 조기 총선을 실시해 재신임을 물을 게 확실시 된다고 입을 모았다.

아베 총리가 재신임을 받으면 아베노믹스에 다시 탄력이 붙겠지만 반대의 경우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니혼게이자이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조기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의석수를 유지하면 아베 정권의 기반이 다시 강해지겠지만 야당의 주장대로 경기악화를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규정한 유권자들이 아베 정권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몬지 소우이치로 다이와스미긴 투신투자고문 경제조사부장은 "자민당의 승리 여부와 관계없이 중의원 해산 자체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게 뻔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총리의 중의원 해산 명분이 미약하다며 중의원 해산이 오히려 아베노믹스의 실속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3분기 성장률만 놓고 '아베겟돈'(Abegeddon)을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들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고 세계 최대 공적연금인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GPIF)이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해 주가를 부양할 방침인 만큼 아베노믹스가 아직 파국(아마겟돈)을 맞은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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