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하지 말고 평소 실력만…" 한결같은 부모심정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 2014.11.13 08:26

[2015수능]수능시험장 스케치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 앞에서 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긴장하지 말고 차분하게 자기 실력 발휘만 잘 했으면…그래도 찍어서 몇개라도 더 맞으면 더할 나위 없고…"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앞에 선 학부모들의 심정은 한결같았다. 2학년 후배들의 응원 소리가 시끌벅적한 와중에도 수험생을 둔 부모들의 눈길은 차분히 시험장 안으로 향하는 자녀의 뒷모습을 좇았다.

진선여고 3학년 황효선양(18·여)의 어머니 장영애(49)씨는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딸을 다시 한 번 불러 세웠다. "차분하게, 긴장하지 말고…" 짧은 한마디에 걱정과 애정이 가득 담겼다.

이날 압구정고에서는 서문여고 학생 150명과 은광여고 학생 85명을 비롯해 진선여고, 개포고 학생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했다. 학교 정문은 수험생들을 응원하러 온 후배들과 교사, 교통 통제를 하는 경찰 등 60여명의 인파로 북적댔다.

여학생들만 배치받은 고사장 입구는 '언니들'을 응원하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진선여고 학생들은 교가를, 은광여고 학생들은 "언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로 시작되는 응원가를 목청높여 불렀다.

학생들을 응원하러 나온 개포고 국어교사 박금혜(51)씨는 제자 한명 한명을 힘차게 끌어안았다. 선생님을 발견한 학생들은 반가움에 소리를 지르며 품을 파고들었다.


"제가 더 긴장되죠. 아이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를 했는데 오늘 단 하루의 시험에 너무나 많은게 좌우되니까요."

웃는 얼굴과 격려의 말로 학생들을 배웅한 박 선생님의 눈에는 애처로움도 담겼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응원을 한껏 받은 수험생들은 씩씩했다. 서문여고 수험생 정지현양(18·여)는 "그냥 아무것도 안 바라요"라며 밝게 웃었다. 그리고 "열심히 하던 대로 잘 봤으면 좋겠어요"라고 응원하러 와준 친지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8년만에 영하의 수능한파. 서울지역은 16년만에 가장 추운 수능날. 어둠이 가시기 전부터 목소리를 높여 선배들을 응원한 후배들의 손끝, 코끝은 빨갛게 물들었다. 힘든 하루를 보낼 딸이 안쓰러워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들의 눈시울도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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