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고교들, "성적 떨어지면 기숙사 나가라" 변칙 운영

머니투데이 모두다인재 정봄 기자 | 2014.11.12 16:26

사교육걱정 "원거리 원칙 안 지켜…성적 떨어지면 퇴실까지"

기숙사를 운영하는 고등학교들이 학생들에게 원거리 통학 위주가 아닌 성적순으로 기숙사를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들에게는 퇴실 조치까지 취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윤지희)은 전국 순회·조사 결과 17개 시도교육청 중 강원도와 세종시를 제외한 15개 시도교육청의 다수 고교들이 성적우수자 위주로 기숙사를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사교육걱정에 따르면, 성적위주로 기숙사를 배정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기숙사 입사 조건으로 △내신 성적 상위 15%이내 △전교 석차 48등 이내 △3.5등급을 내세웠고, 특히 우선적으로 입사시키는 대상자들로 △교내외 경시대회 입상자 △상위 1%이내 △전교 4등 이내 등 성적을 자격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충북 A고교는 석차 상위 1% 학생을 기숙사로 우선배정하고 있었고 전북 B고교는 선발기준이 입사자격 상위 15% 이내였다. 충남 C고교의 경우 학년 석차 63등 이하의 학생은 퇴실 조치까지 취했다.

사교육걱정은 "기숙형 고교가 전국적으로 생기게 된 배경은 교육부가 지난 2008~2009년 기숙형 고교선정 사업으로 5773억원을 지원하고 150개 학교를 선정한 데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당시 교육부가 기숙사 입사 선발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원거리 통학자, 그 중 기초생활 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일정비율 포함할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세웠지, 그 어디에도 성적 중심의 선발을 제시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숙사 운영에 있어서도 전인교육 프로그램, 잠재력 계발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 입시 교육에 치우치지 않고 자주적 생활습관을 함양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교육걱정은 "학교에서 거리가 먼 시골 아이들은 못 들어가는데 학교 앞에 살아도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고3의 경우 주말과 휴일 외출도 없이 강제자율학습을 하며, 학교 기숙사 내에 CCTV를 설치해 인권을 침해하는 학교들이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교육걱정은 "원거리 학생 배려 및 사회배려대상 우선의 교육적 타당성 원칙만으로 기숙사를 운영해야 한다"며 "교육당국이 전수조사를 실시해 비교육적 운영 실태를 근절할 대책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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