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먼저 현재의 엔진 라인업 10종(가솔린 6종, 디젤 4종) 가운데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연비가 향상된 터보엔진 기종도 늘린다. 이달 미국에서 1.6ℓ 터보 엔진을 단 신형 쏘나타를 런칭한다. 아울러 '카파 1.0 터보 GDI 엔진'을 내년 출시하는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에 장착하기로 했다.
고효율 디젤엔진 개발로 디젤차 라인업도 확대한다. 전륜6속, 후륜8속 변속기의 전달효율을 개선하고 현재 8속이 최대인 후륜 변속기도 다단화한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프로젝트를 통해 가솔린엔진 11~13%, 디젤엔진 16~18%, 변속기 2~9% 가량의 연비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초고장력 강판 비율도 올해 33~52%에서 2018년 48~62%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량 소재 적용을 통해 주요 차종 중량을 평균 5% 이상 낮추고 연비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복안이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한다. 내년 토요타의 '프리우스'와 같이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을 출시하고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선보인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라인업도 보강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승용차 평균연비 기준(2020년까지 20km/ℓ)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생산제한 등의 징계를 내린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차량 소비 트렌드 역시 연료 효율성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차량 안전성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세계 수준에 이미 올라섰다. 그러나 연비에 강점을 지닌 디젤차나 친환경차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에 따라 지난 상반기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현대기아차가 연비개선 프로젝트를 위해 TFT를 구성한 것도 이 무렵이다.
현대기아차는 계획대로 연비 25% 개선 계획을 달성하면 2020년엔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연비가 업계 수위권인 미국시장에선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현대차의 2013년 미국모델 기준 평균연비는 29.0mpg(12.3km/ℓ)로 일본 마쯔다(28.1mpg)보다 높은 업계 1위다. 기아차는 27.4mpg(11.6km/ℓ)로 3위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2020년 연비규제는 18.8km/ℓ 수준인데 평균연비를 25% 개선하고 친환경차가 대거 출시되면 연비 우위를 더욱 확실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고효율 차량 라인업을 강화해 연비 경쟁에 대응한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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