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돈 1000만원으로 '대추' 구입한 최 부총리…왜?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 기자 | 2014.11.03 14:01

[관가엿보기]기획재정부 체육대회에서 모든 직원들에게 지역구 특산물 '경산 대추' 선물

1일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체육대회/사진= 정진우 기자
"부총리께서 사비를 털어 우리 기획재정부 후배들에게 경산대추 1000박스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공무원생활 30년만에 체육대회에서 이렇게 선물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1일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열린 기재부 추계체육대회에서 강환덕 운영지원팀장이 환한 미소를 띄며 한 말이다. 이날 체육대회 사회를 맡은 강 팀장은 운동장을 가득 메운 기재부 공무원들 앞에서 "이 말만은 꼭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마이크를 잡고 대본(?)에도 없는 멘트를 날렸다. 수백명의 기재부 공무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강 팀장 말대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의 특산품 '경산 대추'(박스당 1만원)를 후배 공무원들에게 나눠줬다.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부총리께서 평소에 일만 하는 후배들을 안쓰러워했다"며 "오늘처럼 후배들이 모두 모이는 즐거운 행사에 뭔가 특별한 선물을 주면 그 의미가 클 것 같다는 생각에서 사비를 털어 마련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재부 후배들은 최 부총리의 깜짝 선물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가족과 함께 행사장에 온 한 과장은 "부총리의 통 큰 선물에 가족들이 좋아했다"며 "부총리가 직원들을 직접 챙기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과거 실·국별로 대결했던 방식을 벗어나 명랑운동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치열한 경쟁으로 부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들로 채워졌다. 지난해까진 예산실과 세제실이 축구 등의 종목을 놓고 한판 붙는 등 격한 종목들로 진행됐다.

최 부총리도 "동료 선·후배간 화합을 위해서 너무 빡시게 붙으면 부상자가 속출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합하고 즐기는 축제의 행사로 진행하겠다"며 "후배들이 운동할 시간도 없이 일만 해서, (경기를) 치열하게 하면 분명이 다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또 행사 중간중간 본부·기조실·복권위, 국제경제관리관, 재정업무관리관, 예산실, 세제실, 차관보 등으로 나눠진 각 팀을 돌면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각 팀별로 격려금을 전달한 최 부총리는 예산실을 방문한 자리에선 "12월2일까지 예산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지난해 원내대표 때도 이 걱정만했는데 내년 예산안이 순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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