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세월호특별법'에 합의한 가운데 유가족들은 당황스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여·야 정치권은 31일 오후 8시30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골자로 한 '세월호특별법'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제시한 정부조직법을 수용하는 대신 세월호특별법에서 양보를 이끌어냈다. 참사가 일어난 지 199일만의 극적 타결이다.
정치권의 타결 소식에 유가족들은 신중함을 드러냈다. 고(故) 이준우군의 아버지 이수하씨는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타결안 내용은 얼마전부터 나오던 계속 논의되던 수준이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씨는 또 "내용상으론 부족할 수 있으나,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위원장과 위원이 누가되느냐, 사람 의지에 따라 많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시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7개월이 지난 지금 사고원인과 과정을 파헤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 김빛나라양의 아버지 김병권씨는 "제가 할 말은 없다. 새 집행부에 의견을 묻는 게 낫지 않겠나"면서도 "아직 100% 타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합의한 것일 뿐, 결국 유가족들과 합의가 돼야 한다"며 "이번 총회 때 안건이 올라올 것이고, 유가족들이 모여 합의 내용을 좀 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합의 소식에 일부 유가족들은 당황스러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 안중근군의 아버지 안영진씨는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됐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으로부터 어떤 내용도 듣지 못했다"며 "일단 내용을 파악한 뒤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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