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모뉴엘은 대내외 인지도 제고를 위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신사업부문을 통해 상용화와는 무관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 소비자가전전시회(CES)·국제가전전시회(IFA) 등 해외 전시회 수상에 주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의 전직 마케팅관련 임원인 A씨는 3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박홍석 대표가 전체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홈씨어터PC부문의 사업내용은 심모 부사장 등 5~6명의 일부 임원들과만 공유했다”며 “대다수 임직원들은 삼성전자 미주법인 영업총괄 출신인 박 대표가 아는 거래선을 활용, 홈씨어터PC 수출물량을 계속 늘려가는 것으로 짐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관세법 및 외국환거래법 등 위반 혐의로 현재 구속된 박 대표를 비롯해, 신모 부사장, 강모 재무이사 등 3인 등을 중심으로 소수 경영진이 홈씨어터PC부문의 매출과 실적을 다른 사업부문과 별도로 관리하면서 3조원대의 희대의 위장수출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모뉴엘은 주력제품인 홈씨어터PC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삭으로 생산했다. 실질적으로 모뉴엘의 홈씨어터PC는 일반 ‘조립PC’와 다를 바 없다. 업계에서 모뉴엘의 제품이 주목을 받은 것은 기술력이 아니라 PC 케이스 디자인이었다.
A씨는 또한 "박 대표가 평소 임직원들에게 홈씨어터 PC는 사양사업이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며 ” 때문에 신사업부문은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 CES 등에 출품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이자 개발자인 창업자 원덕연 부사장이 이끌던 신사업부문을 통해 아이디어 상품개발에 매진, CES 등 해외전시회에서 상을 수상함으로써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위장수출에 대한 의심을 갖지 못하도록 했던 셈이다.
모뉴엘은 CES, IFA 등 유명 해외전시회에서 6년간 21차례 혁신상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수상제품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아기 돌보미 '배블', 미용보습기, 제빵기기, 터치테이블PC 등으로 눈길을 끌기는 충분했지만, 상용화와는 거리가 먼 제품이었다. 모뉴엘이 그나마 양산한 제품은 로봇청소기가 유일할 정도다.
A씨는 “외부에서 본 모뉴엘은 삼성이나 LG가 하지 않는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미래 성장성있는 IT회사였다”며 “하지만 그 이미지도 사실상은 상용화와는 거리가 먼 제품들을 앞세워 포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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