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빨라진 엔저… 원/달러 환율은 어디로?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4.10.31 17:00

엔/달러 환율 2008년 1월 후 처음으로 111엔대 진입

일본은행(BOJ)의 '깜짝' 추가 금융완화 발표로 엔/달러 환율이 6년 10개월 고점(엔 저점)까지 오르며 엔저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당장은 원/달러 환율도 엔저 부담에 오르겠지만 절상 요인들도 만만치 않아 엔화 대비 원화 강세가 다시 빨라질 경우 수출업체들의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BOJ 예상 밖 추가완화에 엔/달러 환율 111엔대로 급등

31일 BOJ가 연간 본원통화 증가액 규모를 연 80조엔으로 현행보다 10~20조엔 더 늘린다고 발표하며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 마감 후 111엔대까지 뛰어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이 111엔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08년 1월 2일 후 처음이다.

BOJ의 이날 발표는 예상이 돼 있지 않았던 터라 시장의 반응도 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날 BOJ가 정책변화 없이 전망치만 변경할 것으로 예상했다. BOJ가 추가완화를 할 것으론 예상했지만 그 시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쯤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추가완화 결정은 9명의 통화정책위원 중 5명의 찬성을 얻어 내려질 만큼 팽팽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BOJ의 결정이 빨랐다"며 "올해 4분기 엔/달러 환율을 115엔으로 전망하는데 단기적으로 이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엔저 부담에 원/달러 환율도 함께 급등했다. 이날 오전 만해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원/달러 환율은 BOJ 발표로 엔/달러 환율이 오르자 이를 좇아 13원 급등한 1068.5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원/엔 환율 부담으로 엔/달러 환율이 오를 때 특히 더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원화 약세, 엔저 따라가기 힘들것...수출경쟁력 약화 우려 재부각

엔/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키우며 엔저에 대한 우려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엔저 부담에 동반상승한다 해도, 엔이 떨어지는 만큼 동반하락하기엔 한계가 있어서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 연구실장은 "엔저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은 우리나라와 수출 경쟁관계에 있어 BOJ 정책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선 원화가 엔화 대비 얼마나 동조화될 수 있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원/달러 환율이 엔저 부담에 엔/달러 환율과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엔저 속도가 빨라 다음달 중 원/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엔화가 정책적 요인으로 하락하는 터라 원화가 심리적 요인만으로 엔화 약세 속도를 좇아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전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는 "다음달 중 환율이 엔/달러 환율 상승을 쫓아 1085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다만 심리적으로만 따라가는덴 무리가 있어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100엔 당 원 환율도 950원 밑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절상 압력이 있는데다, 유로존과 일본 등 주요 경제권이 추가로 유동성을 풀 경우 원화와 같은 위험자산이 강세로 갈 수 있어서다.

이날 3시 기준 100엔 당 원 재정환율은 963.57원으로 전날보다 3.89원 하락(엔 대비 원화 강세) 했다. 950원 부근으로 하락했던 원/100엔 환율은 엔저가 주춤해져 1000원까지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세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연말 엔/달러 환율이 118엔까지 갈 수 있다"며 "원화가 달러대비 약세여도 엔화 대비로는 강세가 되며 대일 수출 쪽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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