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테이블이 조그만해서…" 文 "경제박사 다 되셨나 했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4.10.29 18:56

[the 300]朴 대통령-여야 지도부 1시간 회동…'화기애애·진지' 성과물은 없어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지도부와 1시간 여 회동을 가졌다.
29일 국회에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1시간 여 회동은 구체적 결과물을 도출해내지 못했지만, 대체적으로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박 대통령 입장 전 먼저 도착한 여야 지도부는 테이블 좌석 배치를 놓고 농담을 주고 받았다. 대통령 기준으로 왼쪽에 야당, 오른쪽에 여당이 앉곤했는데, 이날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제안으로 자리를 맞바꿨다.

김 대표가 "오늘은 여러분들(야당 지도부)이 더 많은 얘기를 해야 하니까 자리를 바꾸시죠"라고 말하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웃으며 "(테이블의)거리가 너무 좁습니다. 이렇게 좁혀 놓으면 문제가 있습니다. 멀찍이 있어야 하는데…"고 답했다. 이에 김 대표가 "거리를 좁히려고 이렇게 한 거 아닌가…"라고 웃어 넘겼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은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들고 온 서류봉투를 보며 "봉투가 왜 이렇게 얇습니까. 두텁게 가져오시죠"라고 농담을 건넸고, 백 위원장은 "제가 2년 동안 여가위에 있으면서 조윤선 수석(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많이 도와줬습니다"라고 말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화에 끼어들며 우 원내대표와 백 정책위의장에게 "두 분은 공부를 많이 하셨습니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입장 후 기념촬영을 한 뒤 착석 전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라고 테이블을 줄인 것 같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국회에 오니까 감회가 새롭다. 테이블이 조그만 해서 오순도순 안 할 수가 없네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적자재정 확대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뒤 "여야가 항상 입장 차이가 있고 다르지만, 여야 모두 존재의 이유가 국민을 위해서 있는 것이니 어떻게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면 해결 못할 일도 없다"며 법정 시한 내 국회 처리를 요청했다.

이에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총리가 대독하는 관행을 깨고 직접 연설을 해줘 고맙다. 잘 한 일"이라며 "남은 임기에도 계속 (시정연설을) 해 달라. (그게) 3권 분립에서 정부로부터 국회가 대우를 받는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것은 취임 첫 해인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현직 대통령이 두 해 연속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로, 그간에는 총리가 연설을 대신하곤 했다.

이어 문 위원장은 좌석배치를 염두한 듯 "오늘은 저쪽(여당)은 좌편이고 이쪽(야당)은 우편"이라며 분위기를 띄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오늘 모임을 주선하고, 예산·법안 문제를 논의하자고 한 자세 자체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소통의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여야 지도부가 함께해도 좋고 따로도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 활성화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경제 박사 다 되셨나 생각했다. 처음도 경제, 끝도 경제였다"라고 평가하고 "경제가 정말 어렵다. '초이노믹스’라고 하는 최경환 부총리 식의 경기부양책은 우려 된다. 그걸 시작해서 경제 체질도 개선해야 하고 서민이 웃고 서민이 편안해지는 것이 경제 활성화의 요체다. 듣기 거북하더라도 우파 쪽 얘기를 많이 들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 대표도 "문 위원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고, 문 위원장은 "정말이에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오늘은 야당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우 대표님, 준비를 많이 해오셨을 텐데 말씀하시라"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날 회동은 오전 10시5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새누리당에선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새정치연합에선 문 위원장과 우 원내대표, 백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수석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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