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SAT 성적 한국만 '무효처리' 위기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14.10.29 13:43

10월 SAT 점수 취소되거나 국내 완전 철수 수순 관측도

지난해 12월 20년치가 무더기로 유출된 SAT 시험지 중 일부.

지난 11일 치러진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문제가 국내의 한 어학원에서 수 천만원에 무더기로 불법 유출됐다는 본지 보도 이후 공동 주관사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가 한국 수험생의 성적을 통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단독]SAT 문제 또 유출…"만점 보장에 5000만원")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실시된 10월 SAT 국가 중 한국만 점수가 아예 취소되거나 국내에서 완전 철수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교육부와 SAT 학원가 등에 따르면, 당초 28일 오후 6시로 예정된 10월 SAT Reasoning Test(SAT 1)의 성적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칼리지보드는 한국의 한 어학원에서 5000만원에 불법 문제 유출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자체 조사를 통해 내달 15일경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든 응시생의 점수를 무효처리할지나 일부 성적이 갑자기 치솟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를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이다.

칼리지보드 관계자는 "시험 시행은 물론, 보안과 관련해 보고되는 모든 위반사항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 10월 SAT는 문제지 배송과정부터 시험 채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도 진행한 만큼 각종 불법이 드러날 경우 한국 사법당국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07년 1월에도 국내에서 SAT1과 유사한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일자 칼리지보드가 시험 자체를 무효처리한 사례가 있어 당장 다음달 1일 미국 대학 수시모집(Early Decision) 원서접수 마감을 앞둔 유학 준비생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게다가 유독 한국에서만 불법 문제 유출이 매년 판치는 탓에 주관사가 이참에 아예 SAT를 철수할 가능성도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SAT 학원장은 "아이비리그 등 미국 주요 명문대는 한국 학생들의 SAT 점수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분위기가 이미 형성됐다"며 "이 와중에 올해도 불법 문제 유출 사건이 터져 칼리지보드는 한국에서 더 이상 SAT를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11월 초까지 서울 압구정 일대의 SAT 학원가를 대상으로 불법 문제 유출이나 고액 교습료 등에 대한 단속을 진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개가 엄격하게 금지된 SAT 기출문제로 가르친 학원들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0년치가 무더기로 유출된 SAT 시험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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