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호의 책통]서점이 늘어나야 독서인구도 늘어난다

머니투데이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 2014.11.01 06:08
지난 10월 27일부터 일본은 독서주간이다. 이를 맞이해 ‘요미우리신문’은 사전에 전국여론조사를 실시해 지난 10월 19일자에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시바 료타로다. 지난 3년 동안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던 히가시노 게이고를 제치고 4년 만에 1위로 올라섰다. 시바 료타로는 남성과 60대, 히가시노 게이고는 여성과 30-40대에게서 인기가 높았다. 시바 료타로가 인기를 회복한 것은 불안한 미래와 우경화되는 사회적 분위기 탓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 만화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만화를 읽는 것이 “독서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1%가 ‘그렇다’, 54%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만화를 읽는 것이 만화가 아닌 책을 읽는 습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6%가 ‘그렇다’, 47%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 양쪽의 입장이 팽팽함을 보여줬다.

‘한 달에 책을 한 권이라도 읽었다’는 사람은 48%(작년 46%)로 2012년 이후 계속 과반수를 밑돌았다. ‘읽었다’는 사람의 비율도 도시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도쿄 23구와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는 58%로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다. 인구 30만 명 이상의 ‘중핵도시’는 48%, 10만 명 이상의 ‘중도시’는 46%, 10만 명 미만의 ‘소도시’는 43%, ‘초손(町村, 우리로는 읍면동)’은 46%였다. 도시규모에 따라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에 차이가 나는 것은 서점의 수와 접근성이 큰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었다.

한 달에 읽은 책의 권수는 1권이 19%로 가장 높았고, 2권이 12%, 3권이 8%였다. 10권 이상 읽는다는 사람은 2%였다. 책을 구입한 장소는 서점이 77%로 가장 높았으며, 인터넷 통신판매가 14%, 새로운 타입의 고서점이 9%였다. 서점에 가는 빈도는 주 1회 이상이 15%, 2주에 1회가 19%, 월 1회가 29%였다. 도시규모별로는 한 달에 1회 이상 서점에 가는 사람은 대도시에서는 69%였지만 초손에서는 53%에 그쳤다. 서점에 자주 가는 사람은 독서량도 많았다. 1주에 1회 이상 서점에 간다고 대답한 사람의 75%가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었고, 2권이 20%, 10권 이상도 7%나 됐다.


이 여론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책을 선택하는 계기가 무엇이냐?’에 대한 답변이었다. ‘서점에서 책을 직접 보고 고른다’가 42%, ‘신문이나 잡지 등의 광고를 보고’가 27%, ‘신문의 서평을 읽고’가 22%였다.

일본에서도 서점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대도시의 대형서점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서점에서 독자가 직접 책을 보고 자기 감식안으로 책을 고르는 사람이 책도 많이 읽고 있다. 국내에서는 우리는 11월 21일부터 모든 책의 할인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새로운 ‘도서정가제’가 시행된다. 이것이 거리의 서점이 늘어나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기초생활문화공간으로는 서점이 유일하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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