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위헌 논란 넘어야(종합)

머니투데이 이상배 김경환 박경담 이현수 김태은 ,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 2014.10.29 09:17

[공무원연금 개혁,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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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27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법적으로는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야당과의 협상, 공무원노조의 저항도 변수다. 여기에 '조삼모사'식 개혁이라는 당 내부의 반발까지 겹쳤다.

나머지 문제는 '정치력'으로 넘어서는 것도 가능하지만 '위헌론'은 다르다. 공무원연금 개정안의 법적 근거를 뒤흔드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공무원들에게 불리한 연금 제도 개편이 '위헌'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크게 2가지다. 헌법상 '공무원 신분보장', '소급입법에 따른 재산권 침해 금지' 원칙이다.

◇ "소급적 재산권 침해···위헌 소지"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7일 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우리나라 헌법은 직업 공무원 제도에 따라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토록 하고 있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연금 수급권에 제한을 가하려면 공무원을 상대로 동의에 가까운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공무원연금 개혁 강행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헌법상 '공무원 신분보장' 원칙을 근거로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의 절차를 문제삼은 셈이다. 헌법 7조는 '공무원의 신분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번째 '위헌' 논리인 '소급입법에 따른 재산권 침해 금지'는 헌법 13조를 근거로 삼고 있다.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해 재산권을 박탈 당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이다. 특히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 공무원에게 불리한 연금 제도 개편의 경우 '연금 수급권'이 확정된 상태라는 점에서 '위헌' 논란이 더욱 첨예할 수 있다.

오성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연금위원장은 "퇴직 공무원에게 부과하는 '재정안정화 기여금'의 경우 지금 수령하는 금액에서 돈을 떼겠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재산권 침해라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는 퇴직 공무원을 상대로 연금액 수준에 따라 2∼4%의 '재정안정화 기여금'을 걷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평균 연금액의 2배(월 438만원) 이상을 받는 퇴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10년간 연금액을 동결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 "공공복리 위한 권리 제한···문제없어"

새누리당과 정부의 핵심적인 반박 논거는 헌법의 '공공복리를 위한 권리 제한 허용' 조항이다. 헌법 37조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 태스크포스(TF)팀장인 이한구 의원은 "퇴직 공무원에 대한 재정안정화 기여금 부과는 연금의 재정안정이라는 '공공복리'를 위해 일부를 내놓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도 퇴직 공무원에 대한 연금 삭감 자체를 '위헌'으로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는 2003년 9월 일부 퇴직 공무원들이 은퇴 이후 소득이 발생할 경우 연금액을 최대 절반까지 깎을 수 있도록 한 공무원연금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미 확정된 공무원연금 수급권이라도 국가의 재정이나 기금 상황 등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당시 헌재 결정에는 '연금 수급권자에게 퇴직 후 임금 등 소득이 새로 생겼다면'라는 전제가 달렸다는 이 판례를 모든 사례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인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헌법상 연금 수급권과 같은 기득권도 공공복리 차원에서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만약 연금 제도 개편으로 퇴직 공무원이 생계를 이어가지 못할 정도가 된다면 '권리의 본질적 침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합헌'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하박상박'이라는 野, '공무원연금' 절충 가능할까



"새누리당에서 발표한 공무원 연금 개혁안은 상급자의 연금을 깎아 하위 직급자에게 더 주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이 아니라 상·하급자 모두를 깎는 '하박상박(下薄上薄)' 개악안이다."

전날(27일)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개혁 방안을 내놓자 새정치민주연합 공적연금 TF(태스크포스)가 곧바로 내놓은 평가다.

그렇다면 '정책정당'을 지향하겠다던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적연금 개혁에 대해 어떤 대안을 제시했을까. 새정치연합도 '공무원 연금개혁'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한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엔 비판만 내놓을 뿐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새로운 개혁안을 내놓을지 정부안을 고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라며 "정부안을 고치는게 힘을 덜 들이는 것 같기는 하다"고 밝혔다. 이는 별도안을 내놓기보다 정부나 새누리당 최종안이 나오면 새정치연합의 의견을 보태 법안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절충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진정한 '대안정당'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독자안을 내놓고 새누리당안과 경쟁구도로 가면서 지지층을 확보해 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현재 새누리당안에 대해서는 강경 반대 입장이다. 새정치연합 공적연금발전 TF 위원장인 강기정 의원은 2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29일 정부의 4대연금 개혁에 대한 의견과 31일 가입자 단체의 의견을 듣고 이후 대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의 연금개혁안이나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새누리당안은 지금으로선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며 "공무원 노조의견, 가입자단체, 추계 검증 등에 나서야 한다. 공무원들과도 협의를 거쳐야지 일방적이고 다른 한편에 있는 계약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연금 개혁은 기본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9년 공무원 연금 개혁 당시에도 2070년까지 40% 재정절감효과가 있어 재정안정화 효과가 크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개혁안에선 2080년까지 442조원의 재정적자를 줄일 것이라고 한다"며 "이는 검증이 전혀 되지 않은 허구적 가상 수치에 불과하다. 우선 이를 검증하는데 힘쓸 것"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29일 정부가 공무원 연금 개혁을 보고하러 올때 이를 검증할 구체적 추계자료를 갖고 오라고 했다"며 "(새누리당의 안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있는 안이 나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새정치연합의 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정부안을 정상적으로 제출하면 (새정치연합도) 그동안 의견을 수렴해 놓은 안을 바탕으로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개헌과 공무원연금 빅딜 가능성을 묻자 "공무원 연금 개혁은 다른 사안과 연계해 통과시킬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공무원연금은 어떠한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헌 공무원연금 개혁 등 메가톤급 이슈들이 종국에 가서는 함께 거론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이 아직 별다른 안을 내놓지 않는 것이 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을 들어주면서 개헌 논의를 촉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일부 관측이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대표적인 개헌론자라는 점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새정치연합도 공무원 연금 등의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공무원 연금개혁에 이어 군인연금, 교사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 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잇단 공적연금 개혁을 이뤄내려는 새누리당과 개헌을 이뤄내려는 요구가 맞물려 논의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기회에 당내정책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새정치연합 한 의원은 "공무원 연금개혁이 공론화된 것은 이미 올해 초부터였다"며 "정부·여당이 우선권을 쥐고 풀어야할 사안인 것은 맞지만, 야당 역시 국회를 담당하는 축이란 점에서 미리 개혁 방향을 준비해놓고 제시해 절충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무원 연금개혁 '노조와 先 합의', 법적 근거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맞닥뜨린 가장 큰 장애물은 100만 공무원이다.
당장 이해당사자인 공무원조직은 자신들을 배제한 채 논의가 이뤄졌다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정부와 공무원은 한식구인만큼 '변화'에는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무원노조의 '先 사회적 합의' 주장은 2007년 정부와 10여 개 공무원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에 근거한다. 단체협약 제39조는 '공무원연금제도논의기구에 조합의 참여를 보장한다'며 연금제도 개선시 노조와 공직사회의 의견 수렴을 명문화했다.

단체협약 체결은 공무원노조 합법화의 결과였다. 2004년 공무원노조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부와 노조 간 단체교섭의 틀이 마련됐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했던 노조가 단일한 세력을 이뤄 협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정부 측에서 단체협약을 주도했던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공무원의 처우나 보수·연금에 대해 협의한 적이 그 전(2007년)에는 없었다"며 "사회적 합의기구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2009년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은 정부와 노조 간 사회적 합의가 비교적 잘 됐던 사례로 평가받는다. 오성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연금위원장은 "2009년 개정안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합의안을 만들었다"며 "18대 국회에서 이해당사자들과 논의를 거치라고 요구했고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대화했기에 수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는 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 과정에선 자신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동조합법에 근거한 단체협약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이미 노조 측에 여러 차례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반론을 편다. 또 절차만 따지면 정부가 아닌 여당이 개정을 주도하기 때문에 사회적합의 기구를 생략하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오 위원장은 "새누리당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것은 사회적 합의에 따르는 시간을 당기기 위한 것이다"라며 "당에서 주도하더라도 국민연금이 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지, 다른 재정건전성 해결방안은 없는지 당사자와 제대로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성공 국가'의 두가지 공통점

해외 공무원연금 개혁의 성공 사례로는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벨기에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국가를 언급하고 "국내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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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독일 '덜 받지만, 소득대체율 높아'

오스트리아는 2005년 강도 높은 공무원 연금개혁을 실시했다. 최근 새누리당이 제시한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구조가 바로 오스트리아식 개혁인데, 가입 기간은 40년에서 50년으로 늘리고 연금수령 연령은 60세에서 65세로 늦췄다.

또 연금 산정시 기준이 되는 소득을 '퇴직 직전 소득'에서 '평균 소득'으로 바꿔 소득재분배를 노렸다. 개혁 이전 상대적으로 많이 받던 기존 수급자들의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비용부담의 경우 1955년 이전 출생자는 12.55%의 기여금을 내고, 이후 출생자는 10.25%를 기여한다. 정부는 공무원 기여금을 제외한 전액을 부담한다. 오스트리아의 공무원연금 소득대체율은 80%로 민간연금보다 10%포인트 높다.

1998년 실시된 독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역시 연금지급률 삭감을 골자로 한다. 다만 국가가 조세로 전액 부담하는 구조인 데다 소득대체율이 70%를 넘어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은 당시 재직기간을 35년에서 40년으로 늘리고, 연금 수령 연령은 62세에서 63세로 늦췄다. 연금지급률은 기존 1.88%에서 1.79%로 삭감됐는데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공무원연금 재정안정화기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두 국가의 공무원연금 개혁은 비교적 긴 시간 진행돼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오스트리아는 2000년대 초 개혁안이 대규모 반대시위에 부딪치자 집권당이 야당에 '더 좋은 개혁안'을 요구하며 검토안을 마련했다.

◇그리스 '개혁실패'…미국은?

반면 현재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그리스는 공무원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연금개혁에 손도 대지 못한 상황이다. 그리스 공무원연금 소득대체율은 95%에 달한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조건으로 연금개혁을 내걸었지만, 그리스는 자국 정치 불안을 이유로 이를 제외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상태다.

한편 미국은 1987년 공무원 연금제도 개정으로 공무원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두 가지에 동시 가입하도록 해 형평성을 제고했다.

1920년대부터 시행된 공직자연금(CSRS) 가입자는 별도 사회보장세를 내지 않는 대신 과세대상 급여의 7%를 보험료로 낸다. 신 연방공무원연금(FERS) 가입자는 7.65%의 사회보장세를 내고 기본 보험료로 0.8%를 추가 부담한다.

CSRS와 FERS의 연금 수령액은 재직 기간과 실제 부담률,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3년간 평균 급여를 토대로 산정된다.

'개혁 골든타임' 세번 놓친 공무원연금


새누리당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근간에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퇴직공무원의 수령 연금액에 들어가는 정부 보전금이 과도해 현행 제도가 지속가능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재정적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1993년이고 부실한 재정수지에 대한 염려는 그 이전부터 제기돼 이번 개정안은 뒤늦은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지급연령 기준 폐지…부실재정 출발점

공무원연금법은 1960년에 처음 제정됐다. 이 법의 원형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수준의 신분제 공무원을 운영하는 일본 공가공무원법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내용은 수급개시연령을 60세로 정하고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가입자가 돈을 낸 만큼 연금을 받는 구조로 설계됐다. 가입자와 정부는 연금액을 1:1로 똑같이 납입했다.

60년대 당시엔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대 특성상 연금을 받게 되는 60세 이상 퇴직공무원 수가 적었다. 공무원연금의 수입(총 연금 납입액)과 지출(총 연금 수령액)간 균형이 가능했다. 때로는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 연금 재정이 넉넉하기도 했다.

1962년 정부는 공무원연금법에 첫 번째 메스를 가했다. 60세인 연급지급개시연령을 폐지하고 만 20년 이상 재직 시 퇴직연령에 상관없이 연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20살에 임용된 공무원이 40살에 퇴직해도 평생 연금을 지급받는 구조다.

당시 개정안은 기존 안보다 관대해진 제도로 공무원연금의 재정부실은 사실상 이 때부터 시작됐다는 평을 듣는다. 위 조항이 없었다면 공무원연금은 국고지원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개혁 TF 팀장인 이한구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숙 의원.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늦춰 지급하는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마련했다. 2014.10.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차 골든타임…연금선택률 50% 초과

1993년 공무원연금 재정적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20년 이상 재직자가 늘어난 것과 맞물린다.

경제가 성장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20년 넘게 근무한 퇴직공무원 수가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퇴직공무원 중 한꺼번에 받는 퇴직금 대신 연금을 선택하는 비중이 1990년 49.9%로 절반 가까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90년대 저금리기조가 본격화되면서 퇴직금을 활용한 이자소득이 감소하며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금수급자가 늘어나 재정 악화 요인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연금선택률이 50%를 넘어간 90년대 초가 재정구조 개혁 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정적자가 시작되자 정부는 1995년 33년 만에 연금지급개시연령제(60세)를 되살렸다.

이충재 공무원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새누리당이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당사자를 배제한 채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한다며 즉각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공무원연금에 소득 재분배 기능을 도입하고, 지급 시기를 현행보다 5년 늦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2014.10.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차 골든타임…IMF외환위기 공무원 '명퇴' 증가

공무원연금의 재정수지 악화는 1998년 외환위기가 결정적이었다. 위기 직후 '명예퇴직 바람'은 공무원 조직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9년에만 20년 이상 공무원의 22%가 퇴직해 연금수급자가 됐다. 평소 퇴직 비중은 연 3.5%~7.0% 규모였다. 이 같은 퇴직공무원의 갑작스런 증가는 기금 감소를 야기해 연금재정에 부담을 줬다.

이에 정부는 2000년 정부보전금 제도를 도입한다. 퇴직공무원 증가에 따른 대책이었다. 이 제도는 연금 지출액이 100원이지만 정부와 공무원이 반반씩 부담한 수입은 75원만 들어와 나머지 25원만큼의 차액을 정부가 보전금으로 부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국가가 투입하는 공적연금 재정을 증가시킴으로써 재정안정이라는 공무원연금 개혁목표를 오히려 후퇴시켰다는 분석이다.

◇3차 골든타임…노령화 본격 시작

2000년대 들어 고령화사회 진입은 연금재정을 더욱 압박했다. 평균수명 연장과 더불어 20년 이상 근무한 퇴직공무원의 연금선택율이 90%대까지 높아진 게 주요인이다. 노령화는 예측 가능한 사회현상이라 선제적인 개혁안이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09년 연금지급개시연령을 2010년 이후 임용자에 한해 65세로 상향 조정하고 연금 산정의 기준점도 최종 3년 평균연봉에서 재직기간 평균으로 변경하며 재정안정을 꾀했지만 미흡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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